이부진 사장, 중국에 한국 알리기 앞장 정몽규 회장, 면세점 설계도 하나하나 직접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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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호텔신라.
서울 지역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5개월 동안 진행된 각축전에서 '삼성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현대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나란히 웃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회는 지난 10일 오후 영종도 인천공항세관에서 서울 시내 면세점 3곳과 제주 시내 면세점 1곳에 대한 특허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 결과 중 서울 3곳 중 1곳은 이부진 사장과 정몽규 회장이 손잡고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HDC신라면세점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이다.
이번 성과의 일등공신은 단연 이부진 사장과 정몽규 회장이다. 이들은 면세점 선정 절차가 시작되는 초반부터 현장을 누비며 '오너 마케팅'의 전형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장소에 합격을 기원하는 떡을 직접 싸 갈 정도로 공을 들였고, 정몽규 회장은 면세점 설계도를 하나하나 챙길만큼 꼼꼼히 실무를 지휘했다.
실제로 이부진 사장은 지난 9일 오후 7시쯤 영종도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 기업 PT 장소에 떡 상자를 직접 들고 나타났다. PT를 앞둔 HDC신라면세점 실무진들을 직접 응원하기 위해서다.
이부진 사장은 최근 수개월 동안 면세점 사업과 직결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지난달 29일 늦은 오후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가 3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중국 주요 여행사와 외교부(外交部) 등을 만나 '한국 관광 유치' 활동을 펼쳤다.
지난 2일에는 정몽규 회장, 지방자치단체장 등과 함께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도 열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이) 축하, 감사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을 만들어 관광산업, 경제발전에 기여하라는 뜻이니 최선을 다해 보답하자'는 메시지도 면세점 사업 실무진에 함께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부진 사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밀한 곳까지 꼼꼼하게 손수 챙기며 승리를 이끌었다.
일단 현재로서는 '면세점'과 '관광산업'이 현대산업개발보다는 합작 파트너인 호텔신라의 주요 사업 영역인만큼, 관광객 유치 활동 등을 이부진 사장에게 맡기고 정몽규 회장은 용산 아이파크몰에 들어설 면세점 인프라 구축 등에 집중한 것이다.
이후 용산 아이파크몰 본인의 집무실에서 이부진 사장과 만나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의기투합한 정몽규 회장은 면세점의 설계·인테리어 등까지 일일이 직접 도면을 보며 실무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임원들에게는 "현대산업개발의 '뿌리'인 건설업의 장점과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최고 수준의 면세점 매장을 마련하라"는 '특명'도 내렸다.
HDC신라면세점은 앞으로 6개월 이내 영업준비 기간을 거친 뒤 특허를 받아 5년간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