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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부재탓일까, SK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SK네트웍스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사업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10일 관세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10조 황금알'로 일컬어지는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월 관세청의 서울·제주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신청 공고가 나온 이후 5월초 서울 동대문 쇼핑몰 타운에 위치한 '케레스타'(구 거평크페야)를 시내면세점 입지로 확정했다.
그러면서 동대문 지역 패션·관광·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00억~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총 4500억~55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동대문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변 상인들고 상생발전을 꾀할 구체적인 방안도 발표했다.
여기에 관세청이 제시한 심사평가 기준은 하나인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올해엔 지난해보다 160배나 많은 약 10억1000여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또 주차공간 부족으로 교통혼잡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곧바로 사설주차장과 임차계약을 맺고 대형버스 200대의 주차가능 공간을 확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내면세점 사업권은 SK네트웍스가 아닌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의 손에 쥐어졌다.이를 두고 업계에선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가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 낼 수 있었던 데엔 오너를 중심으로 기민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SK네트웍스는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룹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부재 중인 상황인 만큼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긴 어려웠다"는 해석을 내놨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놓친 것에 대해 "아무할 말이 없다"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올해들어 SK네트웍스가 꾀하던 사업이 실패로 돌아간 건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올해초 렌터카 1위 업체인 KT렌탈을 인수하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막판에 '1조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롯데그룹에 밀렸다. KT렌탈 인수에 있어 강한 자신감을 보이던터라 의외의 결과로 여겨졌다.
SK그룹 관계자는 당시 "오너가 공백이라 전략적 판단보다는 재무적인 판단이 앞설 수밖에 없다"며 "예상가액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바로바로 대응하기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형이 확정된 후 현재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