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고무 세계 1위 금호석화 "천연고무 시장 위기, 남일 아냐"소비량 감소로 천연고무 가격 kg당 1695원... "6년 만에 최저"
  • ▲ 고무나무에서 천연고무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 고무나무에서 천연고무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천연고무 가격이 떨어지면서 합성고무 시장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10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천연 고무 수지의 가격은 지난 9일 kg당 1695원을 기록하며 일본 도쿄에서 거래된 선물 중 6년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천연 고무 가격 하락 원인은 전세계 수요의 40%를 소화하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중국의 성장률 둔화로 구리, 원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유독 천연고무 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 최근 3개월 동안 27%나 급락한 상황.

    이는 같은 기간 다른 원자재인 구리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하락폭보다 크다. 구리는 15%, WTI는 23% 하락에 그쳤다.

    수급조절 실패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등 3개국은 감산 계획이 없다.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스리랑카, 캄보디아, 필리핀,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등 천연 고무 수지를 생산하는 국가들의 모임인 IRRDB(International Rubber Research and Development Board)는 최근 회의를 개최했다.

    회원국들은 오는 2019년까지의 천연 고무 수지 생산 계획을 논의했지만 감산 계획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는 못했다.

    IRRDB 관계자는 "각 나라마다 상황은 달랐지만 천연 고무 수지 생산이 국가의 유일한 수입원인 경우가 있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쉽게 감산을 결정할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미 3년 전부터 과잉생산을 했던 천연 고무 수지의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천연고무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천연고무는 타이어 산업과 연관이 있다. 타이어 생산량에 천연고무 수요는 영향을 받는다. 타이어 생산에는 천연고무만큼 합성고무가 필요하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천연고무 가격 하락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합성고무 생산 세계 1위인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생산품의 50%가 합성고무며, 이 중 70%가 타이어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면서 "타이어 생산량 저하와 천연고무 가격 하락은 업계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면서 "아직은 손실까지 나고 있지 않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세가 위기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