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차익 노린 투자수요 급증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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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가을 성수기를 맞은 분양시장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약률이 과도하게 높아진 탓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뿐만 아니라 차익을 노린 투자자까지 몰리면서 청약률이 과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17일까지 전국 총 청약자수는 264만820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시장에 거품론이 고개를 들던 2006년(60만9495명)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금융위기로 분양시장이 침체하기 시작한 2008년(12만5249명)과 비교하면 무려 21배나 높다.

    청약경쟁률도 치열하다. 올해 전국 전체 청약경쟁률은 평균 12.44대 1, 2006년(30.35대 1) 이후 최고치다.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지난 7월 부산에서 분양한 '대연 파크 푸르지오' 전용 59㎡다. 무려 1646대 1을 기록했다. '부산 광안 더샵'도 84㎡가 1141대 1을 보였다. '힐스테이트 황금동' 역시 1019대 1을 기록했다.

    이처럼 청약률이 높아진 데는 당첨만 되면 웃돈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30대 직장인 김종인(33, 남)씨는 "생애 처음으로 청약했다"며 "이 아파트에 당첨만 되면 프리미엄이 몇천만원은 붙을 것이란 소문이 돌아서 분양권 전매를 노리고 청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진현(40, 남)씨 역시 "재테크에 관심이 생겨서 투자처를 찾던 중 지인의 권유로 청약통장을 써봤다"며 "어차피 당첨이 안 되면 청약금은 돌려주니까 '못 먹어도 고'라는 생각으로 청약했다. 경쟁률이 몇백대 일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당첨되면 바로 분양권을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한아름(28, 여)씨도 생애 첫 청약통장을 투자목적으로 사용했다. 한 씨는 "아버지께서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청약을 하라고 했다"며 "아버지와 모델하우스를 다녀왔는데 사람도 많고 인기가 높아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말이 돌고 있어 당첨자 발표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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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금강주택


    투자수요가 늘면서 과다청약 건수도 늘었다. 김성태 의원(새누리당)이 금융결제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1명이 20회 이상 과다청약한 건수는 2만699건으로 집계됐다.


    청약과열양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내달 분양시장은 절정을 맞을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10월에는 전국 80개 단지에서 8만3528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9월 대비 2만549가구나 많은 물량이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9510가구(일반분양 1550가구), 경기 용인 남산면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6800가구 등 대단지 공급이 이뤄진다.


    지방에서는 포스코건설이 부산 해운대구에 '해운대 엘시티 더샵'을 내놓는다. 지상 101층 랜드마크타워 1개동과 85층 주거타워 2개동으로 구성된다. 아파트는 총 882가구다.


    SK건설도 부산 수영구 망미1구역을 재개발하는 '망미SK뷰'를 공급할 예정이다. 총 1245가구 중 86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대우건설은 경북 경주에서 '경주 현곡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총 964가구로 구성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부산과 대구는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등 개발이 활발해 수요유입이 계속되고 있고 수도권은 전세난 등으로 매매 수요가 늘고 있어 분양 열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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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