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재돌파하며 호조세를 이어가자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최근 1주일 동안 7000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가면서 코스피 2000선이 재차 붕괴 위험에 처한 상황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1주일간 7046억원 감소했다.


    인덱스 주식 기타펀드의 설정액이 5348억원 줄었고 액티브 주식 일반형 펀드에서도 1018억원이 이탈했다. 최근 1주일 사이 NH-CA코리아2배레버리지펀드와 신영밸류고배당펀드,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 교보악사파워인덱스펀드 등의 펀드에서 환매가 몰렸다.


    코스피는 지난 7일 삼성전자의 깜짝실적 발표로 2개월 만에 2000선을 넘어 12일 2021.63까지 올랐으나, 펀드 환매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다시 2010선 아래로 밀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2020선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120일 이동평균선이 2020∼2030선에 있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여기에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감이 두드러진 것도 주식 매도의 핑계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발표를 앞둔 중국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를 밑돌 것으로 점쳐지면서, 경계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반등 국면처럼 대내외 악재로 출구전략과 정책 정상화가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앞으로 2개월 보름 남은 연말까지 코스피 방향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자산배분·글로벌전략부장은 "코스피가 2000을 넘으면 2009∼2011년 강세 때 투자한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 물량이 나온다"며 "더구나 최근엔 경기와 환율,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기업 실적 등의 변수에서 주가 상승을 이끌 만한 요인이 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말까지 코스피의 변동폭을 고점 2050선, 저점 1900선으로 각각 제시하면서 "주식 비중을 줄여가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을 넘은 상황에선 적극적으로 주식을 늘리지 말아야 한다"며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반면 대신증권의 조 센터장은 "미국이 이달에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고 유럽이 돈을 더 풀면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가 올해 12월 중반까지 반등 기조를 이어가 연내에 2150을 넘볼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