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세 "영향 없다" VS "시세 내려 갈 것"경기도청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형사 설명회 참석"
  • ▲ 죽전동 주민들은 따복마을 조성에 대해 찬성, 반대 의견을 모두 표출했다. 사진은 죽전동 454-5에 있는 따복마을 예정 부지.ⓒ뉴데일리경제
    ▲ 죽전동 주민들은 따복마을 조성에 대해 찬성, 반대 의견을 모두 표출했다. 사진은 죽전동 454-5에 있는 따복마을 예정 부지.ⓒ뉴데일리경제


    "따복마을이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사는 기숙사형 임대주택이라고 들었다. 깔끔하게 만들어진다면 나쁠 것이 없다." (죽전동 주민 A씨)

    "경기도청이 이곳에 따복마을을 만드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도유지를 활용한다면 더 많은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공원 조성 등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죽전동 주민 B씨) 

    경기도판 행복주택 '따복마을'이 안양시에 이어 용인시 죽전동에 들어설 예정이다. 따복마을을 보는 죽전동 주민들의 의견은 두 갈래로 갈렸다.

    지난 29일 오전 10시, 뉴데일리경제는 서울 여의도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40분을 달려 용인시 따복마을 부지인 죽전동 454-5(면적 3102㎡)에 도착했다. 

    따복마을 부지는 한신 휴플러스, 퍼스트 하임 등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다. 바로 옆에는 경찰기동대 건물이 있고 뒤편에는 죽전체육공원이 있다.   

    이 부지는 무엇보다 입지가 좋다. 분당선 죽전역이 10분여 거리에 있고, 한실 휴플러스와 퍼스트 하임 외에도 수지 길훈 1차, 죽전 파크빌 등 다른 단지들이 많아 상가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죽전역 인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이용도 편리하다. 

    이에 임대주택 조성 시 인근 대학교 학생뿐 아니라 사회 초년생 등 직장인이 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 ▲ 지하철 죽전역에서 따복마을 부지까지 가는 길에는 많은 단지와 상가 등이 조성돼 있다.ⓒ뉴데일리경제
    ▲ 지하철 죽전역에서 따복마을 부지까지 가는 길에는 많은 단지와 상가 등이 조성돼 있다.ⓒ뉴데일리경제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죽전동 오피스텔과 원룸은 전용 19~23㎡ 기준으로 보증금 500만~1000만원, 월세 45만~6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따복마을이 주변 시세의 70% 이하로 제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대 주변 부동산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죽전동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주민들처럼 두 갈래였다.  

    C 개업공인중개사 대표는 "죽전동은 기본적으로 직장인 월세 수요가 많은 곳"이라며 "대학생들이 살 공간이라면 부동산에 영향은 없을 것이다. 사회 초년생들이 낀다고 해도 시세에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따복마을 부지가 도로와 접해 있지 않아 어떻게 길을 낼지 모르겠다"며 "단지들로 둘러싸인 공간이어서 길을 만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D 개업공인중개사 대표도 "따복마을이 들어온다고 저지할 일은 아니다"며 "다른 임대주택도 죽전동에 있지만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따복마을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전망했다.  

    반면 E 공인중개사 대표는 "임대주택을 짓기에는 부지의 사업성이 아깝다"며 "민간 건설사까지 참여시킨다는데 낮은 임대료로 인한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도민 세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죽전동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공실이 많아 임대료가 40만원까지 내려간 상황"이라며 "굳이 이곳에 따복마을을 만드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따복마을은 어느 정도 규모로, 얼마에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죽전동 따복마을은 설계 전이어서 구체적인 모습을 알 수 없다. 다만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497-10에 들어선 안양 따복마을을 통해 형태를 가늠할 수 있다.  

  • ▲ 안양 따복마을에 대한 입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안양 따복마을 조감도.ⓒ경기도청
    ▲ 안양 따복마을에 대한 입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안양 따복마을 조감도.ⓒ경기도청


    안양 따복마을 연면적 822.63㎡, 전용 20㎡, 4층, 총 24가구로 구성됐다. 대학생 12가구와 사회초년생 12가구가 지난 7월부터 입주했다. 

    보증금 360만원, 임대료는 대학생 월 27만원, 사회초년생 월 29만원으로 안양동 시세의 70% 수준이다. 임대 기간은 기본 2년으로 최대 6년까지 거주 가능하다.

    각 가구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침대가 제공됐다. 2층에는 각종 서적을 비치한 스터디룸, 3층은 휴게실, 4층은 러닝머신, 근력 운동기구 등이 마련됐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도가 부지를 제공하고 경기도시공사가 시공을 책임져 싼 임대료로 공급할 수 있었다"며 "현재 안양 따복마을의 입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용인시 죽전동 따복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일부 임대주택에 대해 반발할 수 있다"며 "죽전동 따복마을은 현재 부지 검토 중이다. 따복마을이 만들어지게 되면 안양보다 더 깔끔하고 멋진 건물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복마을 부지 옆 경찰기동대 건물 앞길의 지목이 도로"라며 "공사가 확정되면 그쪽으로 길을 낼 것"이라고 도로 확장에 대해 설명했다. 

    민간 건설사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건설사들도 따복마을로 수익을 내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미지 제고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코오롱글로벌 등 많은 건설사 관계자가 지난 21일 열린 사업설명회에 다녀갔다"고 덧붙였다. 

    한편 따복마을은 '따뜻하고 복된 마을 공동체'란 뜻이다. 입주 대상에 따라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사는 따복희망마을, 신혼부부 등 가정을 이룬 이들이 거주하는 따복사랑마을, 고령자 등을 위한 따복건강마을로 나뉜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후보 시절 도 내에 6000개의 따복마을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도는 용인시 죽전동 외에도 신청을 받아 따복마을 수요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