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보조금 '앱'까지 출현… "최신폰 '갤노트5-아이폰6S' 반값에"

'직딜'이라는 어플만 있으면 최신 스마트폰을 반값 가까이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보조금 지급 형태가 단속의 눈을 피해 어플로까지 번지는 등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보조금 상한선을 그어놓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빈틈을 파고 든 일개 스마트폰 어플 앞에 또 다시 무력하게 뚫렸다.

공격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직딜 어플이다. 간단한 회원가입과 인증 절차만 밟으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이 어플은 판매점주가 직접 소비자를 찾아간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다르다. 어플을 깐 소비자가 스마트폰 희망 구입 가격과 연락처를 먼저 적어 내면 정보를 열람한 판매점주가 전화를 거는 식이다.

실제 본지 취재결과, 삼성의 갤럭시노트5, 애플의 아이폰6S와 같은 최신 스마트폰을 50만원 미만 가격에 사겠다고 글을 남기자 5분 후쯤 판매점 몇 곳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는 "판매점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추가로 나가는 인건비가 없어 소비자에게 싸게 물건을 줄 수 있다"며 "갤럭시노트5 32기가바이트(GB)를 48만원까지 맞춰 주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59요금제'(월 5만9900원)는 써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가 제시한 가격 속에는 불법 보조금이 20만원 넘게 숨어 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판다고 하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처럼 70만원대 초반에서 후반 사이로 물건을 팔아야 한다.

단통법은 출시된 지 15개월 이내의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이통사의 최고가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보조금 상한액으로 최대 33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100만을 호가하는 스마트폰을 최고가 요금제에 들지 않고도 직딜을 통하면 50만 아래로 살 수 있는 것이다. 단통법이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미 온라인에서도 불법 보조금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휴대폰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일부 소비자에게 싸게 물건을 넘긴 뒤 바로 종적을 감추는 형태의 게릴라전이 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직딜을 정확하게 검색하지 않는 이상 이 어플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렇게 일부만 아는 어둠의 경로를 뚫어놓고 불법 보조금 지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

그는 또 "제돈 다 주고 사는 게 바보라는 비아냥까지 잇따르고 있다"며 "단통법을 없애든 아니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