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액·상습체납자 2226명 명단공개…법인 1위는 씨앤에이취케미칼
  • ▲ 국세청이 고액체납자로부터 압류한 현금다발. ⓒ국세청
    ▲ 국세청이 고액체납자로부터 압류한 현금다발. ⓒ국세청

     

    국세청은 25일 국세 고액·상습체납자 2226명(개인 1526명, 법인 700곳)의 인적사항 등을 누리집(www.nts.go.kr)과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

     

    공개 대상자는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5억원 이상인 체납자로, 체납자의 성명과 상호, 나이, 직업, 체납액의 세목과 납부기한, 체납 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종전에 공개된 체납자는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신규 공개대상자는 전년 2398명보다 172명 줄었다. 체납액도 전년 대비 4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공개 대상 중 체납액의 30% 이상을 이미 내거나 불복청구 절차를 진행 중인 경우는 제외됐다.

     

    국세청은 명단공개 대상자 등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서는 현장수색 집중기간 운영 등을 통해 은닉 재산추적조사를 강화하고 형사고발 등 강력하게 조치했다. 그 결과, 1억원 이상 고액체납자로부터 올 3분기까지 2조3000억원을 현금징수했다. 고의 재산 은닉체납자 137명은 형사고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2226명의 총 체납액은 3조7832억원에 달했다. 1인(업체)당 평균 17억원이다.

     

    개인 중에는 방위산업체 블루니어 전 대표인 박기성(54)씨가 법인세 등 276억원을 체납해 1위에 올랐다.

     

    공군 하사관 출신인 박 전 대표는 실제 수입하거나 구입하지 않은 부품으로 공군 주력 전투기를 정비한 것처럼 꾸며 2006∼2011년 총 243억원의 정비 예산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았다.

     

    조세포탈 혐의로도 기소된 박 전 대표는 이달 초 징역 2년6월에 벌금 47억원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또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신성엽(49)씨와 전 대동인삼 영농조합법인 대표 김용태(48)씨는 부가가치세 등을 각각 225억원, 219억원 체납해 개인 2∼3위에 올랐다.

     

    법인 중에는 씨앤에이취케미칼(대표·박수목)이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3가지 세목에서 490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체납액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또 403억원을 체납한 에스에스씨피(대표·오정현)와 343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피에이(대표·박국태)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을 맡았던 파이시티와 파이랜드는 총 313억원을 체납해 이번에 명단이 공개됐다. 파이시티는 종합부동산세 등 182억원, 파이랜드는 131억원을 각각 체납했다.

     

    파이시티는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9만6000㎡ 부지에 3조원을 들여 오피스빌딩·쇼핑몰·물류시설 등 복합유통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기획됐지만 이명박정부 실세가 연루된 사업 인허가 청탁비리가 드러나면서 결국 무산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의적인 체납처분 회피행위에 철저하게 대응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조세정의를 훼손하는 악의적 고액체납자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