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친환경 'E1' 등급 자재 적용시 수출 불가능... "EU 등 선진국 기준 'E0'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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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경제DB
최근 국내 가구용 목재의 친환경 인정 등급을 'E1'에서 'E0'로 한 단계 격상시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제의 등급은 발암물질 배출량에 따라 정해지는데, 현재 국내에서 가구용 목재의 친환경 인정 등급인 'E1'을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친환경 규제 기준인 'E0'으로 높여 국내 가구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유해성이 적은 가구를 사용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업계에선 실내용 가구를 만들 때 E1 등급의 목재를 사용하면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을 뿐더러, 제작 원가가 절감돼 'E1' 등급의 자재를 굳이 안쓸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구 자재의 환경인증은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의 방산량에 따라 ▲SE0 ▲E0 ▲E1 ▲E2 등급으로 분류된다.
SE0 등급이 포름알데히드가 가장 적게 방출되는 친환경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E1 등급 이상 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는 파티클보드, 섬유판(MDF) 등 가공목재에서 다량 방출되는 대표적인 발암물질 중 하나로, 단위 면적당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0.3mg/L 이하면 'SE0' 등급을 받으며, 0.3~0.5㎎/L 이면 'E0' 등급, 0.5~1.5mg/L 이면 'E1' 등급이 매겨진다. 'E2' 등급은 1.5mg/L 이상으로 국내 실내 가구용 자재로 사용 부적합 등급이다.
현재 국내에선 'E1' 등급 목재를 사용한 가구에 대해 대부분 친환경 제품이라는 표시를 넣고 있으며, 현행법상 E1 등급만 지키면 실내 가구용 자재로 허용돼지고 있어 많은 국내 가구업체들이 E1 목재를 쓰고 있다.
특히 높은 등급의 목재보다 원가가 절감된다는 점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은 100% E1 등급 자재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규제 기준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한국이 사용하는 측정방식으로 환산하면 최소 E0 등급 이상만 친환경 자재 가구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보다 한 등급 엄격하게 관리를 하는 셈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06년부터 약 0.4mg/L 이하인 목재만 실내 친환경 가구용으로 허용해왔다. 한국과 같은 측정법을 쓰는 일본의 경우도 실내용 가구를 제작할 때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0.3mg/L 이하인 목재는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그보다 낮은 등급의 목재는 사용할 수 없게끔 제한하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국내 가구 업계에서도 수출 증대에 따른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 인정 등급을 한 단계 격상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 유해성 적은 가구를 사용케 하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일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환경 규제 수준이 낮은 국내 가구 업체들보다는 해외 가구 제품이 평균적으로 더 좋은 목재를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돌며, 국내 가구 시장의 경쟁력이 점점 낮아지는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가구 내수시장 활성화와 수출 증대를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에서 현행법 상 가구 자재 친환경 인정 등급을 'E1'에서 'E0'로 한 단계 격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국민 소득이 올라가면서 많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현재 소비자들의 트렌드"라며 "친환경 인정 등급을 한 단계 높힌다고 하더라도 기존 가구 고객들의 소비 추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 업계에선 현행법 상 실내 가구용 자재 친환경 등급이 격상되지 않은 한 무리하지 않고 'E1' 등급 자재를 계속해서 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구업체들이 수출에 거의 관심도 없을 뿐더러, 현행법상 E1 등급만 지키면 되는데 기업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면서 그 이상을 쓸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포름알데히드는 자재가 그대로 공기 중에 노출됐을 때 나오는 것이다. 가구를 만들 때 마감처리를 잘해 고객 건강에 아무런 유해성이 없도록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 친환경 실내 가구 등급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E1'을 썼다고 해서 친환경 제품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향후 E1 등급 목재와 E0 목재를 혼용해 제품 제작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