깰수록 손해지만…가계부담에 눈물의 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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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기 침체 지속으로 가계 부담이 증가하며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보험은 중도 해약 시 무조건적 손해가 발생해, 웬만하면 손을 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금융 상품 중에서도 '최후의 보루'로 불렸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생명보험사들이 고객에게 지급한 해약건수는 총 333만6021건, 액수로는 13조7144억원이다. 올해 누적 해약환급금을 월 평균으로 계산하면 1조5240억원이 나왔다.

    매년 9월을 기준으로 했을 때 월 평균 해약환급금이 1조5000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전인 지난 2004년, 2005년만 하더라도 월 평균 해약환급금은 9700억여원 수준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며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가 매년 증가세에 있다. 지난 2013년과 2014년의 월 평균 해약환급금은 각각 1조3003억원, 1조4130억원이었다.

    손해보험업계 상황도 비슷하다. 올해 1~8월까지 손보사가 낸 장기해약환급금은 6조65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249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늘었다. 

    장기보험상품의 계약유지율 역시 떨어지는 추세다. 특히 10년 이상을 납입해야 혜택을 볼 수 있는 연금보험의 경우 거의 절반가량이 10년 내 보험을 해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의 10년 평균 유지율은 지난해(57.07%) 보다 4% 가량 줄어든 53.14%다. 손보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 평균 유지율 역시 47.19%에서 45.6%로 1.6% 떨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됐을 때 고객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수단이 보험 해약"이라며 "올 3분기말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액이 1166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손해를 보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보험을 해약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