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위비뱅크 출범 반년 만에 중금리 대출 누적기준 총 780억원 취급은행권, 위비뱅크 벤치마킹 상품 속속 등장…차별화없인 위비뱅크 뛰어넘기 쉽지 않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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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금리 대출 시장을 두고 은행권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금리 사각지대'인 중금리 대출을 공략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 지방은행까지 신상품 출시에 나선 것.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 중금리 대출 선두주자인 우리은행이 호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위비뱅크 모바일 대출 취급액은 지난 23일 기준 누적기준 480억원(1만3000건), 직장인 대출은 230억원(2800건), 소호대출은 70억원(700건)으로 총 780억원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위비뱅크가 이룬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위비뱅크 출범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건전성 우려가 제기됐으나 편리함을 장점으로 중금리 시장을 순식간에 선점하면서 다른 은행들도뒤늦게 중금리 상품 마련에 나섰다.   

    그동안 10%대 중금리 대출은 은행권이 취급하지 못하는 회색지대로 여겨져왔다.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시중은행들이 마땅한 상품을 출시하지 않아 중신용자(5~7등급)들은 제2금융권 고금리 상품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고, 금리단층 현상은 점점 심화됐다. 금융당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권에 중금리 대출 확대를 강력히 주문해왔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지난 5월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출범하고 본격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신용등급 1~7등급 내 고객을 대상으로 연 5.8~9.6%의 금리로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SGI서울보증보험과 협업을 통해 보증서를 발급해준 고객들을 상대로 대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은행의 리스크 부담이 적은 편이다. 아울러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약 10분 이내에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우리은행 위비뱅크가 중금리 대출 시장을 성공적으로 선점해나가면서 다른 은행들도 중금리 대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를 출범하고, 써니모바일 간편대출과 기존 스피드업 직장인 모바일 대출 등 중금리 대출 상품을 취급 중이다. 5~7 신용등급에 해당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도 NH농협캐피탈과 협업을 통해 만든 중금리 상품인 'NH EQ(Easy&Quick)론'을 선보였다. 직업과 소득에 관계없이 최대 10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는 개인 소액 대출 전용상품이다. NH농협캐피탈의 실시간 보증서 발급 정보를 통해 빠르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은행권 전반적으로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되면서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지방은행과 저축은행도 시장 공략에 나서기 시작했다. 부산은행은 4~7 신용등급에 해당되는 직장인을 위한 'BNK 직장인 e-행복드림 신용대출'을 출시하고, 온라인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금리는 최저 연 4.93% 금리고, 6개월 이상 재직하고 연 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직장일 경우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SBI저축은행도 평균 금리 9.9%의 모바일 중금리 대출 상품 '사이다'를 출시했다. 연 6.9%에서 최고 13.5%의 금리로 이용할 수 있고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SBI저축은행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신청하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대출이 가능하다. JT친애저축은행도 신용상 문제가 없고 소득 증빙이 가능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저 12% 금리로 대출해주는 '원더풀WOW론'을 출시했다.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이처럼 중금리 상품이 쏟아지면서 과연 제2의 위비뱅크가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타 은행보다 반년 정도 빠르게 위비뱅크를 출범하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해나가고 있다. 이미 중금리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다른 은행이 위비뱅크와 큰 차별성을 나타내지 않는 한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이 내놓은 중금리 상품을 살펴보면 기존에 취급하던 중금리 상품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단순히 옮기거나, 위비뱅크를 벤치마킹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위비뱅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않는 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