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4곳 생산네트워크 구축, 기술 로열티만 연간 약 1천억원기술집약 제품 스판덱스, 후발주자 불구 글로벌 '넘버원' 확고해
  • ▲ 효성 직원들(왼쪽)이 글로벌 고객들에게 크레오라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효성그룹
    ▲ 효성 직원들(왼쪽)이 글로벌 고객들에게 크레오라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효성그룹

     

    효성그룹이 불황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 둔화로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효성은 핵심사업에서의 제조경쟁력을 강화한 덕분이다. 선제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결국 결실을 맺은 것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계 매출은 9조2220억원, 누계 영업이익은 7546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3분기에 전년도 연간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연간으로 최종 집계가 이뤄질 경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시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효성이 불황에도 이처럼 좋은 실적을 거둔 이유에 대해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핵심 사업에서 글로벌 제조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효성은 1990년대 말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터키, 베트남, 브라질 등 주력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현재 전 세계 34곳에 제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생산현장에서는 공정혁신 및 품질개선과 글로벌 시장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신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에서는 국내와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글로벌 현지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품질이 검증된 국내 생산현장과 동일한 수준의 제품을 현지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셈이다.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의 성과가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주)효성의 로열티 수익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효성은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에서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매년 기술 로열티로만 약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누릴 수 있는 덤이다.

     

    효성은 글로벌 제조법인이 벌어들인 수익과 로열티를 국내 R&D와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의 신성장동력 육성과 함께 PP/DH, 필름 등 국내 화학 공장 증설 등에 재투자하고 있다. 선순환 구조를 갖춰 지속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공학도 출신 조석래 회장, 기술개발 총력

     

  • ▲ 효성 직원들(왼쪽)이 글로벌 고객들에게 크레오라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효성그룹

     

    효성은 IMF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외쳐왔다. 그 결과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ATM기, 시트벨트 등 세계 1위 상품을 잇따라 만들어 냈다.

     

    특히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creora®)’는 중국, 베트남, 터키, 브라질 등 전 세계에 구축된 생산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60%,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말 그대로 글로벌 1위 제품이다.

     

    효성이 스판덱스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는 조석래 회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효성은 나일론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세계 시장의 판로를 개척하던 중 1989년 스판덱스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약 3년간의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한 결과 1992년 세계에서 4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스판덱스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품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1990년대말 대대적인 상업 생산 및 판매에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효자 사업으로 성장하며 섬유 산업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업계에서는 효성이 스판덱스 기술 개발 및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조석래 회장의 ‘기술에 대한 집념과 열정’이 뒷받침 됐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드물게 공학도 출신인 조석래 회장은 ‘기술로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철학 아래 뚝심 있게 독자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조 회장은 일리노이공과대학 대학원 화학공학 석사 출신이다. 누구보다 기술의 중요성을 잘 아는 오너인 것이다. 결국 조 회장의 신념과 뚝심은 효성이 세계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