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4구역, 시범사업구역 선정양평14구역 등 2~3개 재개발 재정비 리츠 참여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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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공사, 재개발추진위, 현대건설은 제기4구역 정비사업에 재정비 리츠를 도입하기로 하고 12일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우진 SH공사 기획경영본부장, 이홍자 제기4 재개발구역 추진위원장, 유승하 현대건설 전무.ⓒSH공사
SH공사가 주도하는 '재정비 리츠'가 지지부진한 재개발 사업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12일 SH공사에 따르면 재정비 리츠의 첫 번째 시범사업구역으로 서울 동대문구 제기4구역이 선정되자 영등포구 양평14구역도 사업참여를 요청하고 나섰다.
재정비 리츠는 SH공사, 주택도시기금, 민간자본 등의 투자로 만들어지는 부동산 투자회사다. 이 회사는 재개발 착공 전 일반 분양 물량을 모두 사들인다. 준공 후에는 SH공사가 해당 물량을 임대주택으로 8년 이상 운영하게 된다.
SH공사 관계자는 "제기4구역 외에도 양평14구역을 비롯해 2~3개 재개발 사업장이 재정비 리츠 설립을 신청했다. 구체적인 지역은 아직 밝힐 수 없다"며 "재정비 리츠 선정 기준은 공공기관의 참여가 필요할 만큼 재개발로 인해 지역이 쇠락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비 리츠는 지역에 따라 출자 형태를 달리할 수 있다"며 "예컨대 사업성이 좋은 재개발 지역이면 공사와 민간자본만으로 리츠를 구성할 수 있다. 반면 사업성이 좋지 않은 지역은 주택도시기금 비중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재정비 리츠를 통해 건설사의 △미분양 리스크 △설계, 감리비를 줄이면서 주민들의 추가 분담금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 분양 시 발생하는 △모델하우스 관련 비용 △분양 광고, 홍보비 △분양 대행사 경비△분양보증수수료 등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비 리츠는 중산층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뉴스테이와 달리 2030세대 청년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급된다. 구체적인 임대료는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제기 4구역은 2009년 관리처분계획을 받은 후 주민 절반 이상이 이주하고 주택도 30% 가량 철거됐다. 하지만 2013년 5월 대법원이 제기4구역 조합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린 후 재개발 사업 진행이 어려워졌다. 현재 이 지역은 슬럼화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주민 다수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등 사업이 지지부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