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KEB하나은행, 개인성과제 도입은 실패…성과 우수자 특별승진 제도 적극 활용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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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성과주의' 도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은행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은 실패했으나, 실적에 기반한 '특별승진' 제도를 적극 활용해 성과주의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지난 23일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성과중심 인사우대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프라이빗뱅킹(PB) 부지점장을 지점장으로, 예금팀 차장을 부지점장으로 임명하며 총 2명을 특별 승진시키기도 했다.
같은 날 신한은행도 '2015년 종합업적 평가대회'를 개최하고 총 8명의 직원을 특별승진 시켰다. 과거 3~4명 수준에 그쳤던 특별 승진자를 올해 지점장 4명, 부지점장 2명, 과장 1명, 행원 1명으로 늘리는 등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 차등형 임금피크제를 통해 대상자 140여명 중 35%에 해당하는 50명의 성과를 인정하고 임금피크를 적용하지 않았다. 신한은행이 금융권 중 가장 먼저 시행하고 있는 차등형 임금피크제는 역량, 직무경험, 성과에 따라 임금피크 시기가 차등적으로 적용된다. 대상자의 성과가 우수하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고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도 최근 성과가 우수한 행원급 6명을 1직급씩 특별승진시켰다. 함영주 은행장은 "행원급 직원의 특별승진을 통해 열심히 노력하면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과중심 영업제일주의 문화가 빠르게 정착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시중은행들의 이러한 행보는 임단협에서 개인성과제도를 도입하는데는 실패했으나, 개인 실적에 포커스를 맞춘 특별 승진 제도를 활용해 성과주의 문화를 천천히 안착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노사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성과주의 제도 도입에 실패했고, 임단협을 진행 중인 KEB하나은행도 성과주의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금융공기업을 대상으로 성과주의에 대한 구체적 제도를 발표하기 전까지 시중은행이 선제적으로 제도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조와의 갈등은 최소화하면서 성과주의 중심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임금 체계를 개편하고 개인성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의지가 강력한 만큼, 시중은행들도 (금융당국의 행보에) 발 맞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시중은행들은 특별승진 외 다양한 방안을 활용해 성과중심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공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