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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수출 부진 등 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올 설 연휴는 대기업 총수들에게 그렇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유가, 환율 불안에 지난 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까지 대외적인 경영환경이 안좋기 때문이다. 각 대기업들의 개별 이슈도 많아 설 이후 복잡하게 전개될 현안에 대한 경영점검과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동안 대기업 총수들은 대부분 자택에 머물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경기 상황도 좋지 않아 다소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까지 겹치면서 설 연휴 이후 경영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기업 총수들의 설 연휴도 평소보다 더 침체된 분위기가 연출될 예정이다.
우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14년 5월부터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워 있다. 올 구정에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VIP실에서 명절을 보내고 있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설 연휴에 아버지 병문안을 비롯해 삼성그룹의 구조개편에 대한 밑그림을 구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직전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제철 주식 일부를 팔아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으로 강화된 2개의 순환고리를 해결하면서 한 시름을 놨다. 하지만 공정위가 지난 연말까지 예정된 유예기간을 넘긴 것에 대해 제재를 검토하고 있어 뒷맛은 씁쓸한 상황이다.
구몬무 LG그룹 회장은 신정을 보내기 때문에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서 쉴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향후 사업계획을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것은 고무적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등에 대한 대책 마련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올해 3조4000억원의 투자와 5100명의 채용 계획을 밝히면서 어려울 수록 국가경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도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사장은 이번에 전략경영실까지 맡게 되면서 그룹의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후계자 수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자기계 사업부문 매각 등 구조조정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도록 지휘하고 있다. 오는 5월 오픈 예정인 두산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도록 차근차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설 연휴에도 바쁘다. 평창올림픽 조직워원장을 맡고 있어 지난 6일부터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리는 첫 공식 테스트 이벤트에 참석했다. 대회 시설과 운영 사항 등을 점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 행사에 참석해 평창올림픽 성공을 격려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알파인 스키월드컵 대회에 50억원을 후원했다. 최근 열린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첫 심리 등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 방문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의 자구안을 최근 제출하면서 그룹 정상화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다시 경색된 대북관계는 대북사업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총수는 아니지만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은 이번 설 연휴를 해외에서 보낸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IR 참석을 위해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에 올해 첫 출장을 떠난다. 때문에 연휴 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경영계획과 전략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중동, 유럽 등 해외 공사현장과 현지법인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가장 큰 부실로 회사의 위기를 자초한 플랜트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