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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이 임시주총에서 자신이 경영일선에 복귀하게 되면 종업원지주회에게 1인당 25억원 이상의 이익을 챙겨주겠다며 유혹에 나섰다. 표 대결에서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를 회유하기 위해 엄청난 돈 꾸러미를 제시한 것이다. 롯데그룹 및 재계에서는 비전도 없고 경영능력도 없는 신 전 부회장이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는 자충수라며 냉소적인 반응이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9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일 취재진을 불러 자신이 경영에 복귀하면 일본 내 롯데홀딩스 직원 모두에게 주식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종업원지주회는 10년차 과장급 이상 직원 13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7.8%(의결권 기준 3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다툼 표 대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이들을 회유하기 위해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이다.
롯데홀딩스 상장을 위해 종업원지주회가 보유한 주식 약 120만주(27.8%)를 재분배해 롯데그룹 직원(일반직원, 정년 퇴직자 포함) 모두가 주식을 보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130여명이 나눠갔고 있던 주식을 4000~5000명에게 재분배 하겠다는 것이다.
이때 기존 종업원지주회에게는 주식을 개인자산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각자 보유 주식이 예를 들어 1만주라고 가정했을 때 9000주를 회사에 양도하면 나머지 1000주로 큰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홀딩스 상장 시 주당가치를 25만엔으로 보고 있다. 즉, 1인당 10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면 약 25억~27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신 전 부회장은 1억엔(1조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복리후생기금을 설립해 임직원과 가족에 대한 장학 및 의료비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큰 오판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로 종업원지주회를 매수하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신 전 부회장의 행태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능력으로 평가받을 생각은 하지 않고,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를 앞세우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돈으로 종업원지주회를 현혹시키려 하는 것을 보니 후계자 자질이 없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에 대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임시주총을 통해서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제외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7명의 이사를 해임시키겠다는 것이다. 대신에 자신을 포함한 새로운 인물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출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