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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포커스] 삼성 고동진 사장 "갤S7 성공 자신감…내겐 17만 직원이 있다"

고객 지적 사항 모두 반영… '제품 성능 시연-갤럭시 클럽' 파격 마케팅 나서뒤쫓는 애플-중국 따돌릴 승부수…"전직원 노력-재능 모아 혁신 이어갈 터"

입력 2016-03-06 17:42 | 수정 2016-03-10 11:37

▲ 고동진 사장. ⓒ삼성전자.


"내 뒤엔 17만명의 유능한 삼성 임직원이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사업의 새 사령탑 고동진 사장은 최근 열린 '갤럭시S7 신제품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가져와 직원들의 사기를 복돋아주면서 갤럭시S7에 대한 자신감을 재치있게 드러낸 것이다.

고 사장은 당시 기자 간담회 내내 소통을 강조했다. 자신감과 소통이 고 사장의 최대 경쟁력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수장에 오른 고동진 사장이 갤럭시 S7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갤럭시 S7은 소통의 결집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 사장의 경영철학이 녹아 있다. 고 사장은 전작 갤럭시S6에서 제기됐던 고객 요구 사항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갤럭시S7에 담아내려 노력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내 부족한 저장 공간을 보충해주는 SD카드 슬롯이 부활됐다. SD카드 슬롯이 없다는 전작의 아쉬움을 완전히 날린 셈이다.

배터리 용량도 크게 늘었다. 일체형 만의 강점인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착탈식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배터리 용량을 구현한 것이다.

갤럭시S6에서 빠졌던 방수·방진 기능도 다시 탑재됐다. 디자인도 같은 맥락에서 '엣지'를 그대로 살리기로 했다.

갤럭시S6 엣지는 당초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인기로 품귀현상을 빚은 바 있다. 엣지가 더 비싸서 잘 안팔릴 것이라는 삼성전자의 자체 분석을 깨부순 결과였다.

결국 고 사장은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던 엣지 디자인을 계승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앞면과 뒷면에 모두 커브드 글래스(휘어진 유리) 소재를 적용해 손에 잡는 그립감을 개선했다.

갤럭시S6 엣지 테두리에서 나타났던 경계선의 느낌도 없애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진화시켰다.

 

▲ 물속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잡아내는 갤럭시S7. ⓒ최종희 기자.

 

판매 전략에도 고 사장의 스타일이 잘 묻어난다.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 삼성디지털프라자에 갤럭시S7의 방수와 카메라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실험대를 마련했다. 고객과의 최접점인 매장에 제품 테스트 공간을 설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제품 성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소비자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직접 실험을 해봤더니, 갤럭시S7은 물에 빠진 상태에서도 다양한 어플들이 자연스럽게 실행됐고 사진 또한 선명하게 찍혔다. 물 안과 밖의 차이가 전혀 느끼지지 않았다.

카메라도 햇빛이 아예 안 들어오는 상자 속에서 밝은 사진을 만들어냈다. 반면 같은 환경에서 갤럭시S6와 아이폰6가 만든 사진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고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기술기획 업무를 시작으로 무선사업부 상품기획, 기술전략 등의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등 전략 모델 개발을 선도하기도 했다.

그는 또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폭넓은 식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 사장은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동원해 만든 간편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모바일 보안 솔루션 '녹스'가 성장하고 있다"며 "이 같은 서비스가 상상 이상으로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갤럭시S7의 흥행을 기다리는 일이다. 고 사장은 갤럭시S7 판매량에 대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표현했다. 모든 걸 쏟아부었으니 전작보다 시장 반응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다.

 

▲ 제조사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트렌드포스.

 

그러나 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다.

올해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의 1위 수성이 예견되지만 2위 애플과의 판매량 차이가 갈수록 줄고 있음을 감안하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맹추격 중인 중국업체가 따라오지 못하게 초반부터 멀리 달아나야 한다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고 사장이 내밀 승부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일단 지난달 말에 진행된 갤럭시S7 데뷔 무대(언팩)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 창업주 마크 저커버그가 등장한 언팩 행사는 아직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삼성전자는 또 해마다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 '갤럭시 클럽'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갤럭시S7을 2년 약정으로 구입한 후 1년간 쓰고 반납하면 나머지 할부 금액을 면제해주는 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사실상 절반 가격으로 매년 최신 스마트폰을 살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치로 갤럭시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는 '팬층'이 넓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을 제한하는 단통법 이후 주춤한 고가형 스마트폰 판매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소비자용 VR 헤드셋 '기어VR'도 갤럭시S7 판매에 지원사격을 가한다. 기어VR은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해 가상현실(VR) 영상을 보여준다.

고 사장은 "17만명의 삼성 임직원들이 보람과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이들의 노력과 재능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이 가치를 누릴 수 있는 혁신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희 choi@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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