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다양성'-코오롱 '심미성'-휴비스 '신축성' 등 3色 전략 승부수철 보다 강한 '탄소섬유'에 색 표현 한계 넘는 '멜란지' 기술 관심 집중
  • ▲ 대구 국제섬유박람회에 참가한 효성.ⓒ효성
    ▲ 대구 국제섬유박람회에 참가한 효성.ⓒ효성



    화학 섬유를 생산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구에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국제섬유박람회에 나란히 참여했다. 지난해 천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1등 화학 섬유 기업 효성부터 백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코오롱, 휴비스가 각자 주력 제품을 들고 대구를 찾았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학 섬유를 사용한 다양한 제품을 들고 나온 효성, 염색이 힘들었던 화학 섬유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심미성을 강조한 코오롱, 신축성이 뛰어난 화학 섬유의 장점을 일상복에 적용한 휴비스 등 국내 3대 화학 섬유 기업은 3일 동안 화학 섬유와 의류·패션 분야의 미래 흐름을 선보였다. 

    효성은 이번 박람회에서 의류용, 산업용 섬유를 골고루 선보였다. 효성은 폴리우레탄(Polyurethane), 폴리아마이드(Polyamide), 폴리에스터(Polyester) 등의 3대 화학 섬유를 활용한 실, 옷감부터 최근 새롭게 시장이 열리고 있는 탄소 섬유(Carbon Fiber)로 만든 실과 옷감까지 전시했다.

    효성은 석유화학 공장을 통해 화학 섬유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중 일부인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과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TPA)을 직접 생산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으며 섬유에서 실, 실에서 옷감으로 가는 공정과 옷감을 염색 및 가공하는 업·미들스트림(Up·Middle Stream) 사업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다.

    효성은 특히 폴리프로필렌을 활용해 생산하는 폴리우레탄 섬유(스판덱스·신축성과 복원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산소, 수소, 탄소, 질소 등을 중합해 만드는 화학 섬유에 열을 가해 산소, 수소, 질소를 제거하고 오직 탄소만으로 만드는 섬유(탄소 섬유)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탄소 섬유는 가벼운 실과 옷감의 형태로 제품화되고 이를 적용한 제품은 철과 같은 강도를 얻을 수 있어 가볍고 단단한 소재를 찾는 많은 산업이 탄소 섬유의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코오롱은 이번 박람회에서 염색이 잘 되지 않아 색 표현이 힘들었던 화학 섬유의 약점을 극복한 제품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멜란지(Melange)라고 불리는 색 배합 방법을 통해 다양한 색상의 실과 옷감을 선보였다.

    멜란지는 '혼합한다'는 뜻의 영어로 두 가지 이상의 색의 섬유로 하나의 실을 만든다거나 두 가지 이상의 실로 하나의 옷감을 만드는 등 염색이 용이하지 않는 화학 섬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코오롱이 개발한 가공 기술이다.   

    코오롱은 국내 화학 섬유 기업 중 수직계열화를 이룬 기업 중 하나다. 화학 섬유 원료 생산, 실·옷감 제작, 염색 및 가공, 디자인 및 브랜드 마케팅 등 업스트림부터 미들·다운스트림(Middle·Down Stream)까지 모든 사업 분야를 운영하고 있다.

    코오롱은 폴리아마이드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핵심 원료인 카프로락탐(Caprolactam)을 효성과 공동 투자한 회사인 카프로를 통해 생산하고 폴리아마이드 섬유는 코오롱의 자회사인 코오롱인터스트리를 통해 만든다.

    또 다른 자회사인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폴리아마이드 섬유로 실과 옷감을 만들고 코오롱인터스트리FnC는 시리즈, 커스텀멜로우, 코오롱스포츠, 헤드 등 총 19개의 일반·스포츠 의류 브랜드를 운영한다.


  • ▲ 대구에서 열린 국제섬유박람회에 참석한 휴비스.ⓒ휴비스
    ▲ 대구에서 열린 국제섬유박람회에 참석한 휴비스.ⓒ휴비스



    휴비스는 화학 섬유의 가장 큰 특징인 신축성을 강조했다. 휴비스는 스포츠 의류에 주로 사용되던 신축성 소재를 일상적인 생활복에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자사가 만드는 폴리에스터 섬유의 활용 방법을 알렸다. 

    휴비스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시하지 않았지만 주력 제품인 폴리에스터 만큼이나 폴리아마이드와 폴리우레탄 섬유를 통해 산업용 섬유를 생산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SK케미칼과 삼양사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휴비스는 섬유에 필요한 석유화학 원료를 효성이나 코오롱과 같이 직접 제작하고 있지는 않다. 

    휴비스는 폴리에스터 섬유 제작에 필요한 원료인 TPA는 삼양사가 운영하고 있는 삼남석유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에서 구매해 충당하고 있고 폴리에스터 섬유에 들어가는 또 다른 필수 원료인 에틸렌 글리콜(Ethylene Glycol)은 해외(사우디 사빅)에서 수입해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