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뿔난 주주 달래기... 사상 첫 '질의응답·식사제공' 실시

포스코가 부진한 실적과 낮은 주가로 불만이 많은 주주 달래기에 적극 나섰다. 처음으로 주총에 질의응답을 도입했고, 주주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등 파격적인 주주친화 방안을 내놨다.

11일 오전 10시 포스코 정기주주총회가 엄격한 주주 확인 과정을 거친 후 대치동 포스코센터 서관 4층 아트홀에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권오준 회장은 무거운 마음으로 주총장에서 주주들을 맞이했다. 입구에서 경영진들과 함께 줄서서 입장하는 주주들과 인사하며 악수를 건냈다.

행여나 주주들의 동선이 불편할까 싶어, 대기하고 있던 자리도 옮기며 주주 맞이에 공을 들였다.

그도 그럴 것이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8조1923억원, 영업이익 2조4100억원, 당기순손실 96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주가도 이날 종가 기준으로 21만8500원으로, 연초 20만원대 중후반보다 많이 떨어졌다. 30만원대를 넘기지 못하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주주들의 불만과 질타가 한참 동안 이어졌다.

한 주주는 “주가가 낮아서 실망이다”라며 “구조조정 밖에 대안이 없냐”며 지적했다. 또 다른 주주는 “배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가 회복이 시급하다”며 “경영진도 책임을 지고 이사보수 한도를 60억원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권오준 회장은 “주가 얘기가 나오면 주주들한테 죄스럽고 송구하다”며 “경영진, 이사진, 직원들 모두가 주가를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는 새로운 2가지가 눈길을 끌었다.

우선 통상적인 주총 진행 이후에 질의응답 시간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사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이 묻고 싶은 얘기를 접수해 이 자리에서 답변하는 것이다. 권오준 회장은 여기에 1시간 가량을 할애하며 주주들의 궁금증 해소에 주력했다. 결국 전체 주총은 2시간이 흐른 낮 12시에 끝났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주총 이후에 참석했던 주주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포스코가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주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식사를 대접하게 됐다”며 “참석한 주주 250여명분의 식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포스코는 텀블러를 기념품으로 나눠주며 주주들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