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만의 새 보금자리 기대감 높아 입주거부 등 현대화 갈등 매조지해야
  •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 첫 경매를 가졌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 첫 경매를 가졌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도시가 모두 잠든 새벽 1시, 홀로 깨어 바쁘게 돌아가는 곳이 있다.

    80년 역사의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로 새 출발을 알렸다.

    경매 시작 전 수협 관계자와 노량진수산시장 사장이 함께 참여한 축하 떡 컷팅식이 있었다. 첫 경매장을 찾은 사람들은 연신 "장사 대박!"을 외치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떡 컷팅식을 가지고 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떡 컷팅식을 가지고 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노량진시장은 16일 경매를 시작으로 현 시장의 모든 업무를 새 건물에서 진행한다. 현대화시장 사업은 45년이 지난 기존 시장건물 노후화에 따라 수산물 안전성 확보문제와 악취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2012년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작년 10월에 완공됐다.

    노량진의 새벽 경매는 수산물 생산자와 소매상 사이에서 상품을 공급하는 중도매인을 위한 자리다. 경매에서 거래된 수산물은 전국 소매상에 유통된다. 첫 경매장은 새벽 1시라는 시간이 무색한 듯 경매참가자로 북적였다.

    "새 건물에서 역사적인 첫 경매를 시작합니다"라는 경매사의 힘찬 멘트와 함께 경매가 시작됐다.

     

  •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경매사가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경매사가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시장에서 쓰이는 경매방식은 수지식경매와 전자식경매 두 가지다. 수지경매는 손으로 숫자 표시를 해 입찰금액을 제시하는 것이다. 반대로 전자경매는 전자기기를 이용해 금액을 제시하고 전자시스템을 통해 입찰을 결정한다.

    이날 첫 경매는 수지식 경매로 진행됐다. 품목과 금액을 쩌렁쩌렁하게 외치는 경매사와 주위를 살피며 가격을 손짓하는 중도매인 사이에서 왠지 긴박감이 느껴졌다.

  •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경매참가자들이 경매를 참관하고 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경매참가자들이 경매를 참관하고 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활기차게 돌아가는 새벽시장 한쪽에는 상인들을 격려하는 야식코너도 있었다. 아직은 쌀쌀한 밤 날씨에 따뜻한음식으로 몸을 녹이려는 상인들이 모여 삼삼오오 무리를 이루기도 했다.

  •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시장 상인들이 야식을 즐기고 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시장 상인들이 야식을 즐기고 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북적이는 경매장과 다르게 경매장 옆에 위치한 수산물 판매장은 텅 비어있었다. 수협 측과 상인 간의 협의가 아직 완료되지 못한 듯 보였다.

  •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경매장 옆 판매장이 텅 비어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경매장 옆 판매장이 텅 비어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판매장에서 만난 소매상인은 "새 판매장은 기존 건물보다 좁아 대형어항을 들이기가 힘들다. 수협에서 조금 더 넓은 면적을 할당해 주면 좋겠다"며 속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현재 기존상인과 수협은 건물 이전문제를 두고 갈등상황에 있다. 첫 경매를 앞두고 전날인 15일 아침에는 상인들의 입주반대 시위도 있었다. 우려와 다르게 이날 경매는 차질없이 진행되었지만 상인들의 걱정은 계속됐다.

  •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시장 앞 통로에 입주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이 16일 새벽 1시 현대화 시장에서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개장을 알린 가운데 시장 앞 통로에 입주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경매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준비된 경매 물량은 더 많은데 새 건물로 이전해 경매장이 좁아져 물량 수용이 원활하지 못하다. 경매장뿐 아니라 야외 면적도 좁아져 상하차도 수월하지 않다"며"도매시장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려면 수협과 상인 사이의 적극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수협 관계자는 "현대화 사업은 수산물 위생문제 해결과 관광객 유치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진행된 것"이라며 "현재 상인들과의 협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후 협의와 입찰을 통해 빈 판매장을 조속히 채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협에서는 원활한 현대화시장 입주를 위해 입주상인을 대상으로 간판설치와 냉각기 거치대, 배관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입주 상인에 대해서는 추후 협상을 통해 입주를 유도할 계획이다.

    현대화시장은 활성화를 위해 3월 16일부터 4월 31일까지 방문객을 대상으로 3시간 무료주차를 제공한다. 건물 내 마련된 공원과 관람로 등을 활용한 문화공연과 체험행사도 기획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한류스타 공연을 유치하고 여의도와 연결된 관광투어버스를 운행해 새로운 한류 관광명소로 발돋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