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만기 2400억원 공모채도 남아 있어22일 채권단 회의서 자율협약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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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이 자구안을 토대로 정상화하기 위한 첫 시험대에 섰다. 공모사채권자를 설득해야 다음 관문으로 넘어갈 수 있다. 용선료 인하 협상을 두고 선주 및 채권단 설득이라는 큰 산도 남아 있어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상선이 17일 오후 3시 현대그룹 동관에서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에서 오는 4월 7일 만기가 도래하는 12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를 연장하는 것을 두고 채권자들과 합의할 예정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7월 7일 만기되는 2400억원 공모사채 연장건에 대해서도 후속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기 연장의 관건은 용선료 인하 여부다.

     

    현대상선는 2월 말부터 선주들을 만나 용선료 인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1차 협상에서 해운 시황이 어렵다는 것을 선주들도 공감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적인 협상을 거쳐 내달 초중순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우리뿐 아니라 다른 해운사들도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만큼 불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해운사와 선주가 서로 공생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일 현대상선이 용선료를 낮추지 못해서 채권단이 지원을 하지 않고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선주한테도 이로울 게 없다. 시황이 안 좋아 다른 해운사에 배를 빌려주고 용선료를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즉, 용선료를 낮추더라도 쉬지 않고 배를 운영하는 것이 선주 입장에서는 유리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현대상선은 사선 40척, 용선 85척 등 총 125척의 선단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선주에게 빌린 선박에 대한 용선료가 연간 2조원 가량 지출되고 있다. 시황이 안좋아지면서 시세보다 높게 계약된 용선료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채권단이 채무를 연장해주거나 금리를 인하해주더라도 용선료가 인하되지 않으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라는 얘기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출액 5조7686억원, 영업손실 2535억원, 당기순손실 6270억원을 기록했다. 컨테이너 부문에서 영업손실이 2094억원 발생했고, 벌크 부문에서는 6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말 연결기준으로 현대상선은 자산 5조9425억원, 부채 5조6604억원, 자본 2821억원, 자본금 1조1825억원을 기록했다. 부채율은 2007%에 이른다.

     

    한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현대상선 회생을 위해 지원할지 말지를 고심하고 있다. 오는 22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자율협약 여부를 이달 말까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오는 1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7대 1 감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