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급증에 할인분양까지 분위기 '암울'"입지별 분양가 책정 달리 해야"

  • 한신공영과 반도건설이 올해 첫 사업으로 동탄2신도시를 택했다. 최근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은 동탄2신도시 사업인 만큼 두 중견사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달 반도건설과 한신공영은 동탄2신도시에서 올해 마수걸이 사업에 돌입한다.

    동탄2신도시는 전국 청약시장에서도 가장 뜨거웠던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수십대1의 청약 경쟁률은 물론 수천만원이 웃돈이 붙으며 전국 청약 시장을 이끌었다.

    동탄KTX역·커뮤니티시범단지·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 등과 인접한 입지에 분양된 사업장은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연말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연초에는 대출 규제 등 부동산 악재가 쏟아지면서 일부 사업장에서 분양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가 나오는 등 시장 분위기가 급속히 가라앉았다.

    그 결과 최근 부영은 동탄2신도시 처음으로 할인분양을 진행하는 등 분양 물량 소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동탄2신도시 인기를 업고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남동탄에서도 물량이 쏟아지며 미분양이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올 1월 미분양은 3354가구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989가구)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동탄2신도시를 획일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면서도 "내부에서도 입지별로 선호도가 극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올해 분양을 연기하며 눈치 보기에 들어갔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대형건설사들도 사업을 뒤로 미루며 지역 분위기를 살피는 모양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동탄2신도시 분양 물량은 1만1957가구다.

    A건설 관계자는 "올해 첫 사업 분위기를 보고 분양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분위기가 예년만 못하다 보니 정확한 시기를 확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에 사업을 준비하는 건설사들도 두 사업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동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요자들의 심리적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B건설 관계자는 "올해 첫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건설사들도 동탄2신도시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면서도 "올 초 분위기가 이어지면 수요자들도 관망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달 반도건설과 한신공영이 선보이는 상품은 중소형으로 이뤄진다. 투자자보다는 실수요를 공략해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한신공영이 선보이는 '동탄2신도시 A47블록 한신휴플러스'는 전용76∼83㎡로 이뤄진다. 전용별로 △76㎡ 326가구 △83㎡A 372가구 △83㎡B 232가구로 이뤄진다.

    이번 사업은 한신공영으로선 동탄신도시 내 첫 진출이다. 추후 시장 진입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해야한다. 최근 한신공영은 단지명을 변경하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단지명에 'A47블록'을 넣어 입지를 강조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도 조금씩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어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며 "주변 교육시설과 쾌적한 공원이 있어 실수요자의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건설이 선보이는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차'는 전용59∼84㎡, 총 1241가구로 이뤄진다. 전용별로 △59㎡ 711가구 △74㎡ 382가구 △84㎡148가구로 이뤄진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중소형에다가 대단지로 이뤄져 실수요 경쟁력은 충분히 갖췄다"며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일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는 지난해와 같은 청약 열풍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일부 단지는 입지에 비해 높은 분양가로 나와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번 사업의 성공에 대해 "무조건 싸게 나올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동탄2신도시 내에서도 입지별 경쟁력 있는 분양가로 책정돼야 수요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