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면세점 제도개선안' 이달 말 발표 예정...특허기간 10년 연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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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면세점 추가 방안을 놓고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는 정부도 최대 몇군데 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규면세점이 추가될 경우 제한적으로 2곳이 허용될지, 아니면 4∼5곳까지 대거 풀릴지가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우선 관련업계에서는 롯데와 SK의 부활을 손꼽고 있다. 

이들은 오랜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데다 명품 브랜드, 인력, 설비 등에서도 비교우위에 있어, 처음부터 출발해야 하는 후발주자들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정부는 최소 2개 이상의 서울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도, 면세점 확대에 따른 역기능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업체 난립에 따른 고객의 신뢰도 저하, 서비스 질 하락 등이 산업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선 안 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새로 문을 연 면세점들도 유명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만큼, 특허 추가발급에 앞서 시장 상황을 좀 더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 '시한부 '논란 면세점 특허기간 10년으로 연장

앞서 정부는 신규 면세점 허용을 놓고 지난 16일, '면세점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가 내놓은 방안을 놓고 공청회를 열었다.

'면세점 제도 개선 TF'에는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관세청 등 관계 부처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문화관광연구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공청회에서는 특허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특허기간이 끝나도 갱신을 허용하는 방안을 재도입하는 한편, 개선안을 현재 면세점 운영업체에 소급 적용하는 방안이 다뤄졌다.

이는 지난 2012년 홍종학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관세법 개정안이 통과돼 면세점 특허 기간이 5년으로 제한된 뒤, 면세점 운영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기존 면세점 사업자의 특허 기간이 만료됐을 때 갱신을 허용하지 않고, 원점에서 다시 입찰과 심사를 거치도록 한 이른바 '제로베이스' 원칙이 비효율적이라는 데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존 사업자에게 결격사유가 없다면, 최소 1차례 이상 특허를 갱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2012년 관세법 개정에 따른 첫 시내면세점 심사가 이뤄진 작년 11월, 기존 특허권을 잃게 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 면세점은 이달 말 발표될 제도개선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신규 면세점 자리가 생기면 다른 기업과 함께 경쟁입찰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정부의 방침에 업계 일각에서는 “적어도 4곳 이상을 추가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신규 특허를 2개 이하로 허용할 경우 '특정업체 봐주기용'이라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4곳 이상을 추가 허용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논쟁을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면세점 사업의 기본 틀을 신고제·등록제로 변경하지 않더라도, 독과점적 구조를 해소하고 관광산업 활성화 효과를 내려면, 충분히 많은 업체를 시장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이 현대백화점 측의 논리다.

◇ "신규면세점 추가되면 면세점 업계 공멸" 우려도  

하지만 시내면세점이 수요 이상으로 늘어나면,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으로 오히려 면세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 신세계디에프, 두산, 에스엠면세점 등 신규면세점 측은 "면세점이 추가되면 업계 전체가 공멸할 것"이라며, 사업자 추가 선정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규면세점 사장단은 지난 16일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에 단체로 참석해, 시내면세점 신설에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17일에는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우려를 전달했다.

한편 지난해 '면세점 대전'에서 사업권을 따낸 신규 업체들은, 아직 최고급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하는 등 매출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