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나날이 감소...‘불완전 판매’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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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 '만능 통장'으로 불리며 이목을 집중시킨 ISA 영업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은행원들은 기존 고객들에게 전화나 문자 등으로 상품을 소개하며 ISA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영업부서 등 의무할당에 '과열' 부작용까지.. '도' 넘은 ISA 

ISA 유치를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마다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품이벤트 등의 내용을 고객에게 이메일로 안내하는 것은 기본이고, ‘실적 압박’에 시달린 일부 은행원들이 자비를 들여 ISA 영업에 나서고 있다는 증언도 적지 않다.

실제 A시중은행은 본부 직원 1인당 10계좌, 지점 직원에게는 1인당 50계좌 이상을 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 관계자는 "ISA 요즘 너무 힘들다. 영업은 전쟁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은행원은 ISA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1만원을 넣어준다는 광고성 글까지 회원용 카페에 올리고 있다.

개설할 때 원천징수 영수증, 주민등록증 앞면 사면도 함께 가지고 와야 한다는 내용도 친절하게 덧붙였다.

가입할 때 추천인의 사번이 있어야 한다며 사번을 적어주는 은행원들도 있다. 회사원 B씨는 "은행에 다니는 친구와 점심을 먹다가 ISA에 가입하려면 추천인의 사번이 있어야 한다며 사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은행원들이 이처럼 절박하게 'ISA 판매'에 나서는 건 승진과 연관있는 내부 성과평가기준(KPI)에 ISA 판매 실적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판매실적이 KPI에 반영되다 보니 자비까지 들여 상품을 판매하는 등 과당경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만능통장'으로 불린 ISA 가입자 나날이 감소 

사정이 이렇다보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일별 가입자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출시 이후 지난 18일까지 ISA 누적 가입자는 58만6천281명, 가입금액은 2천714억3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일별 가입자 수 변화 추이를 보면, 출시 첫날 32만2천990명에서 2일째 11만1천428명, 3일째 8만1천5명, 4일째 7만858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최근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진 탓이다. 즉, 가입자 수를 조절하면서 은행권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사전 예약 고객들 위주로 초반 영업을 했으나 현재는 본부 차원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하지만 ISA가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어 다시 경쟁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은행에선 사전예약고객 위주로 영업을 하다 보니 불완전판매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ISA 가입신청서 작성 후 필요서류는 나중에 받는 식이다.

ISA에 가입하기 위해선 원천징수영수증 또는 사업·근로소득 지급확인서 등이 필요 하지만 ISA 주 타깃인 직장인의 경우, 관련 서류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은행원들이 일일이 고객을 찾아다니며 가입신청서만 미리 받고 필요서류는 팩스로 받는 형태로 가입자를 확보하는 영업 전략을 택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점심시간을 이용하는 고객을 잡기가 쉽지 않다"라며 "가입 고객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금융당국, ISA 불완전판매 방지 당부

ISA 출시 후 불완전판매 우려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준법감시인들을 불러, 금융소비자 피해가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ISA 판매와 관련해 과당경쟁 등 여러 얘기가 나오다 보니 감독당국이 관련 동향을 파악하는 차원에서 은행 관계자들을 부른 것으로 안다"며,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노력을 강화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ISA는 금융투자상품이다 보니 은행 예금과 달리 수수료가 있고 편입하는 자산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상세하고 충분한 설명으로 금융소비자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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