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없이 중저가 시장만 눈독…"가격-성능 모두 경쟁력 없다""6+, 6s+ 기대 이하 실적에 '대화면-중저가' 등 시장 따라가기 전략 세운듯
  • ▲ 아이폰SE. ⓒ애플 홈페이지
    ▲ 아이폰SE. ⓒ애플 홈페이지


    대화면 아이폰에 집중했던 애플이 4인치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를 공개했다. 대화면으로 떨어져나간 고객들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업계와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애플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를 공개했다. 2013년 아이폰5S 출시 이후 2년 반만에 출시된 4인치 아이폰이다.

    아이폰SE에는 아이폰6s에 사용된 A9 모바일 프로세서와 M9 모션 코프로세서, 둥근 모서리 디자인, 1200만화소, 4K비디오 촬영, 애플페이 등이 사용됐다. 그로 인해 아이폰SE는 '4인치로 작아진 아이폰6', '아이폰5S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평가 받고 있다. 가격은 16GB 399달러(46만2000원), 64GB 499달러(57만8000원)로 프리미엄 아이폰 대비 최대 50% 가량 저렴하다.

    애플이 4인치 아이폰SE를 출시한데에는 한 손 조작이 가능한 4인치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바자들의 수요를 이끌어 내면서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전략이 적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아이폰SE를 공개하며 "지난해 4인치 아이폰은 3000만대나 넘게 팔렸다.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작은 핸드폰을 선호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팀 쿡 CEO는 '스마트폰은 한 손에 들어와야 한다'는 고(故)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깨고 2014년 아이폰6(4.7인치)와 아이폰6s(5.5인치)을 출시하며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거센 공격과 저렴한 가격의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의 강세, 글로벌 경기침체 등이 이어지며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6+와 6s+는 기대 이하의 판매 성적을 기록했다.

     

  • ▲ 아이폰SE와 아이폰6, 아이폰6s를 비교한 그림. ⓒ애플 홈페이지
    ▲ 아이폰SE와 아이폰6, 아이폰6s를 비교한 그림. ⓒ애플 홈페이지

     

    하지만 애플의 4인치 아이폰SE 공개에 대해 업계와 시장은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아이폰SE가 가격과 성능면에서 경쟁사 제품보다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거라는 반응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보급형 아이폰을 준비하는 애플'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서 스마트폰 수요는 70만원대 이상의 프리미엄폰과 50만원대 미만의 중저가폰으로 양극화돼 있는데, 아이폰SE는 그 사이에 애매하게 위치하게 된다"며 "가격 면에서 국내 제조사의 보급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비해 비싼 수준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실제 아이폰SE의 출고가는 16GB 모델의 경우 399달러(46만2000원)로 상대적으로 저렴해보이지만, 요즘 출시되는 보급형 스마트폰이 대부분 64GB로 출시되고 있어, 64GB 모델로 비교할 경우 경쟁사 제품에 비해 15~20만원 가량 비싸다.

    대화면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4인치 화면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인치가 답답해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갈아탄 소비자들이 다시 4인치 화면을 선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동영상과 게임, 영화 등을 선호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취향을 고려할 때, 4인치 아이폰의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외신들 역시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AP통신은 '애플의 최신 제품 행사가 큰 관심을 일으키지 못하다', '애플 최신 소식: 월요일 행사에 관심이 적다'라는 기사로 아이폰SE에 대한 현상의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강조했다.

     

  • ▲ 아이폰SE. ⓒ애플 홈페이지
    ▲ 아이폰SE. ⓒ애플 홈페이지

     

    한편 애플이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는 등 시장 반응을 적극 반영함에 따라, 차세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아이폰 채택도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영국 뉴스 웹사이트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는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디스플레이로 감싼 전자기기'라는 내용의 특허를 출원했고, 해당 기술을 아이폰8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애플은 2018년 출시될 아이폰8의 기기 외관 대부분을 디스플레이로 감싸는 플렉서블 OLED를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충격으로 디스플레이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저해졌다.

    이에 대해 애플은 해당 기술이 아이폰에 한정된 것이 아닌 맥프로와 맥북, 아이패드 등에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아이폰에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