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개 중 8개 '마이너스'…20% 이상 수익률 펀드는 11개50억원 이상인 펀드 총 5개 불과…소규모펀드 청산가능성 제기ISA·비과세 해외펀드 대비 비과세혜택 높아 당장 청산 안할 듯
  • 출시 2년이 지나 지난해 말로 가입이 종료된 비과세 재형저축 펀드(이하 재형펀드)가 업계 찬밥신세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의 포커스가 올해 2~3월 잇따라 시행된 비과세 해외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쏠린 가운데 설정일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펀드들도 눈에 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익률과 설정액 비교가 가능한 63개 재형저축펀드 중 8개 펀드가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 중 하나UBS자산운용이 선보인 하나UBS재형글로벌이머징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의 수익률은 -9.2%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KB자산운용이 선보인 KB재형이머징국공채인컴증권자투자신탁(채권)의 수익률은 -8.37%,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재형봉쥬르동남아시아증권자투자신탁(H)[주식]은 -5.13%로 나타나 하위 TOP3에 이름을 올렸다.


    나란히 지난 2013년 3월 6일 설정된 이들 펀드 중 하나UBS재형글로벌이머징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과 KB재형이머징국공채인컴증권자투자신탁(채권)의 경우 1년, 2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로 설정일 이후 계속해서 부진을 보였다.


    신한BNPP재형봉쥬르동남아시아증권자투자신탁(H)[주식]의 경우는 2년 수익률은 7.09%로 선방했지만 최근 1년 14.36%가 빠지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밖에 동양재형모아드림삼성그룹50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혼합), 키움PIMCO이머징재형저축증권자투자신탁 1[채권-재간접형]이 2%대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수익률 못지 않게 설정금액이 낮은 펀드도 많아 청산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점도 문제다.


    설정액이 50억원 이상인 펀드는 총 5개에 불과했고, 10억원 미만의 펀드들이 47개에 달해 출시 이후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도 재형펀드에 대한 낮은 관심이 반영됐다.


    특히 소규모 재형펀드 중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수익률이 나더라도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펀드는 고객들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청산될 수 있다.


    다만 펀드가 청산될 경우에는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고, 비과세 해외펀드나 ISA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부분이 비과세 혜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산보다는 유지가 좋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형펀드의 모집 대상은 연 5000만원 이하 근로자로 7년간의 거치기간을 둔 이후 발생하는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에 대해 모두 비과세가 적용된다.


    반면 ISA의 경우 비과세를 위한 유지기간이 10년으로 재형펀드에 비해 기간이 길다. 또 수익의 200만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이 가능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비과세 해외펀드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3000만원까지로, 주식매매차익·주식평가익·환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적용되지만 해외채권이나 주식배당금은 과세대상이다.


    이처럼 비과세 혜택 부분에서는 재형펀드의 장점이 ISA나 비과세 해외펀드 못지 않아 일각에서는 재형펀드가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 마감당시 연말정산을 앞두고 세제혜택이 있는 금융상품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저금리 기조로 자금들이 재형펀드와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에 모여들기도 했다"며 "이들의 가입은 이미 마감됐지만 ISA의 수익률이 공개되는 5월 이후 부터는 결과(수익률)에 대한 평가가 다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형펀드 상품 중 가장 높은 수익률 기록 중인 펀드는 한화자산운용의 한화재형꿈에그린차이나A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으로 설정일 이후 수익률이 56.72%를 보이고 있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재형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이 45.04%로 두번째로 수익률이 높았고, 신한BNPP재형봉쥬르미국증권자투자신탁(H)[주식](43.28%), 삼성재형차이나본토증권자투자신탁 1[주식](41.7%) 등이 뒤를 이었다.


    설정일 이후 20% 이상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펀드는 11개로, 이 중 5개가 중국에 투자하는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