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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은 오는 7일 미래에셋이 KDB대우증권 매각 잔금이 입금되면 2조3천억원 대의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미래에셋은 대우증권 입찰가격 2조 3953억원의 10%인 2385억원을 계약금으로 이미 납부했다. 다만 최종 계약 직전 가격 조정을 거치면서 최종 매각가는 2조3205억원이 돼 치러야 할 잔금은 2조1468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실탄이 어디에 쓰일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산업은행 중심의 정책금융기관 역할을 강조하면서 기업구조조정 및 비금융자회사 매각 등이 산은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상태이다.
최근 새누리당은 총선을 앞두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이 기업구조조정의 선도역할을 하도록 부실 채권 정리를 전제로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판 양적완화까지 등장해 산은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도록 한국은행이 산은의 채권을 인수하는 방안까지 거론됐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포스코플랜텍, 동아원 등의 잇따른 워크아웃과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의 부실로 인한 대손충당금 규모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부실기업들의 국책은행 의존도가 높아진 점도 산업은행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올해 사정도 녹록치 않다.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단계별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나 해운경기 등이 워낙 좋지 않은 터라 눈에 띠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경쟁력 잃은 산업을 정리하는 데 속도를 내는 동시에 경기 민감업종에 대한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지원을 줄이고 미래성장동력에 지원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산업은행이 창립 62주년 기념해 공개한 혁신안에 따르면 신성장 기업의 평가 척도를 바꿔 미래 신성장산업에 19조원을 지원하고 자발적 사업 재편 추진 기업에도 2조5000억원 등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측은 "대우증권 매각 자금은 자금계획에 따라 채권, 운영자금 등으로 상환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곳에 먼저 쓰이게 될 것"이라며 "돈은 꼬리표가 없는 만큼 연간계획에 따라 미래성장동력, 사업재편 등에 고루 쓰이게 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매각으로 약 1조5000억원의 이익을 올리게 됐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의 장부가는 1조7758억원이었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30%이상 붙게 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1999년 대우증권 실권주를 1593억원 인수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유상증자, 전환사채 인수, 장내 매수 등을 통해 총 1조494억원을 투자했다. 산업은행은 2015년 배당금 477억원을 포함해 지금껏 배당액으로 2767억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