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진두지휘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이견 없는 후계자차남과 삼남 김동원·김동선, 큰형 긴장감 유지 '선의의 경쟁'
  • ▲ 왼쪽부터 한화큐셀 김동관 전무, 한화생명 김동원 상무, 한화건설 김동선 팀장의 모습.ⓒ각 사
    ▲ 왼쪽부터 한화큐셀 김동관 전무, 한화생명 김동원 상무, 한화건설 김동선 팀장의 모습.ⓒ각 사

     

    한화그룹의 후계구도가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중심으로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의 '러닝메이트'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대세에는 변화가 없지만, 동생들의 존재감을 계속 부각시키면서 장남이 방심하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고 있다. 이것이 김승연 회장의 경영방식이자 경영승계의 속내로 풀이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권 승계 밑그림이 구체화 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1952년생(65세)으로 아직 고령은 아니지만, 2014년 2월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이 확정됐다. 건강이 악화돼 4개월만에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이후 실제로 김 회장의 건강상태가 예전과 달리 좋지 않다는 게 그룹 안팎의 전언이다. 때문에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일찌감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후계자로 낙점했지만, 동생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자극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내부에서 장남이 후계를 이어 받는 것에 별다른 이의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차남과 삼남의 존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그룹이 CJ, 신세계, 한솔 등으로 나눠졌던 것처럼 한화그룹이 향후에 쪼개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동생들이 큰형을 도와 각자의 역할을 하게 되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후계구도 그림은 3형제의 지분 현황을 보면 명확해진다.

     

    그룹의 지주사 격인 (주)한화의 경우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4.44%를 보유한 반면, 차남 김동원 상무와 삼남 김동선 팀장은 각각 1.67%를 갖고 있다. 둘째와 셋째를 똑같이 취급하고 있지만, 둘이 합쳐도 장남을 이길 수 없는 구조다. 다만 큰형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은 된다. 김승연 회장의 섬세한 경영철학이 반영된 지분 구조이다.

     

    또 3형제 소유의 한화S&C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동관 전무가 5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 팀장은 25%씩 나눠 갖고 있다. 큰형을 동생들과 명확하게 구분함으로써 후계구도에 대한 김 회장의 속내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김승연 회장의 뒤를 잇게 될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1983년생(34세)으로 하버드대 학사 출신이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경영능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며 멀리 바라보는 훈련을 하고 있다. 특히 다보스 포럼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최근 인사에서 승진하며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1985년생(32세)으로 예일대 학사 출신이다. 특히, 핀테크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은 1989년생(28세)으로 다트머스대 학사 출신이다. 승마선수로서 2014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국가대표로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올해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마장마술 국가대표 출전권도 획득했다. 특히 갤러리아 백화점이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딴 이후에는 면세점 TF팀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