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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네시스 판매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고, 기아차 멕시코공장의 5월 양산도 문제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5일 오후 1시 명동성당에서 열린 외손자 선동욱씨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1분기 판매가 부진한 것 같은데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회장은 “아직 7~8개월 정도 남았는데...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문득 정몽구 회장의 아버지인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어록 “임자, 해봤어?”가 떠올랐다. 벌써 4개월 가량이 지났는데 실적이 부진해서 목표 달성을 포기할게 아니라, 아직도 남은 기간이 더 많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아버지의 불도저 정신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813만대로 잡았다. 2015년 820만대에 비해 목표치를 낮췄다.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음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부진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의 1분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109만대가 될 것”이라며 “2분기부터 미국과 중국 등의 신차효과가 나타나면서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남은 기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고급화 전략의 핵심인 제네시스에 대해 그는 “판매가 잘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1분기 내수에서 제네시스DH는 8267대, EQ900은 8210대 팔렸다. 해외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미국에서는 고급차 시장에서 2개월 연속 2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3월 미국에서 3197대 팔렸으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2.4% 증가한 수치다. 하반기에는 G90(EQ900)과 G80(제네시스 DH 후속)이 미국에 출시되면 판매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6월 양산이 시작되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전기차)에 대해 정 회장은 “아직 못타봤지만, 생산되면 잘 팔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골머리를 앓았던 기아차 멕시코공장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주정부와 얘기가 잘되고 있다”며 다음달 양산에 문제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멕시코 주지사가 지난해 바뀌면서 세제혜택 등을 다시 협상하자고 기아차에 요구해왔다. 때문에 내달 양산에 차질이 우려됐었다. 하지만 최근 멕시코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관련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협력해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멕시코 하원에서 주정부에 기아차와의 협약을 당초대로 이행하라는 권고를 하기도 했다.
멕시코 주정부는 기아차공장 건설을 위해 500만㎡ 부지 무상 제공과 5년간 법인세 면제, 발전설비 등 각종 인프라 구축을 약속한 바 있다.
한편, 이날은 정몽구 회장의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인 선동욱(28세)씨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차녀 채수연(26세)씨가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