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문막 공장 증설, 하반기부터 생산물량 2배국내 생감자 스낵 시장 2000억, 허니버터칩 연 1500억원 생산…업계, "국내 소화 불가능"'제2의 꼬꼬면'사태 우려도…"해외수출이 답"해태 "유커 중심 소비자 테스트는 사실, 중국 수출 준비 아냐"
  • ▲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해태제과
    ▲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해태제과


    출시 이후부터 품귀 현상을 빚은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의 생산 물량이 올 하반기부터 기존의 2배로 늘어난다. 당장은 국내 시장에 부족한 제품을 푸는 것이 급선무지만 이후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해태제과가 해외 수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최근 내부 조사팀을 통해 유커를 중심으로 해외 소비자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허니버터칩'을 맛 본 해외 소비자들의 반응과 소감 등이 어떤지 피드백 등을 조사하고 관련 정보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허니버터칩이 국내에서 대박을 터뜨리자 보따리상들이 허니버터칩을 중국으로 가져가 판매했고 시장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을 중국에 정식으로 수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돌고 있다"고 밝혔다.

    허니버터칩 수출 이야기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왔지만 그때마다 해태 측은 "국내에서도 물량이 부족한데 해외 수출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답해왔다. 

  • ▲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 ⓒ해태제과
    ▲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 ⓒ해태제과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허니버터칩 대박 신화의 주역으로 알려진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는 지난해 허니버터칩이 품귀 현상을 빚자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해태제과는 기술 제휴를 맺은 일본 가루비사와 함께 240억 원을 투자해 강원 원주시 문막읍에 공장을 증설했고 하반기부터 허니버터칩 생산 물량을 일 3만 박스로 확대한다. 연 15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국내 생감자 스낵 전체 매출이 약 2000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허니버터칩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허니버터칩 등장으로 국내 생감자 스낵 시장이 확대된 것은 분명히 맞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허니버터칩 국내 열풍이 한풀 꺾인데다 증설 물량 전체를 국내에서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늘어난 허니버터칩 물량을 제대로 소진하지 못할 경우 신정훈 대표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 2의 꼬꼬면' 사태에 대한 시장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해태제과는 최대 시장인 중국을 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병규 해태제과 이사는 "통상 신제품이 나오면 그 제품에 대한 시장 조사와 소비자 반응, 해외 고객 반응 등을 내부적으로 조사하는데 허니버터칩에 대한 조사도 이 중 하나"라면서 "해태제과가 정식으로 허니버터칩 중국 수출을 준비하고 있거나 계획을 세운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해태제과의 해외 매출 비중은 5% 내외에 불과하다. 동종 업체인 롯데제과 30%, 오리온은 68.5%, 농심 35%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해태제과는 앞으로도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올해 경영 전략 중 하나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꼽았다. 


  • ▲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 ⓒ해태제과
    ▲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 ⓒ해태제과


    신정훈 대표이사는 최근 열린 IPO 간담회장에서 해외 사업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현재 해외 사업 확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이 없기 때문에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 "해외 사업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노력을 진행하고는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성공에 힘입어 다음 달 11일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상장을 통해 부채비율을 지난해 323%에서 182.5%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허니버터칩' 효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5.9% 증가한 7884억원, 영업이익은 85.9% 증가한 471억원을 기록했다.

    대내외적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그룹 내 다크호스로 떠오른 신정훈 대표의 허니버터칩 증설 결정이 올 하반기 어떠한 성적표를 내 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