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통해 권리행사…'슈퍼주총데이' 악습 없어져야올해 전자투표 이용사 전년 대비 44% 증가예탁결제원 "제도 활성화 위해 도입 적극 홍보"
  • 지난달 25일 재계는 어김없이 '슈퍼 주총데이'를 보냈다. 800여개 상장사가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현금배당, 사외이사의 장기 재임,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민감한 이슈들을 안고 있는 회사들이 속출했지만 한날 한시에 주주총회가 열려 소액주주들의 참석이 어려웠던 탓에 민감한 안건 대부분이 대주주의 의도대로 처리됐다.


    일시에 주총을 개최하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가 어렵다는 지적을 대다수 기업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자투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고, 실제 전자투표제도는 시간이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시스템 신규 계약사는 전자투표 278사(누적773사), 전자위임장 285사(누적 716사)로 누적 기준 전년 대비 각각 56%, 66% 증가했다.

    특히 올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도를 이용한 상장사가 총 487사로 전년(338사) 대비 44% 증가했다.


    전자투표 행사율은 주식수 기준 1.44%, 전자위임장 행사율은 0.15%로 저조했으나 총 참여 주주 수는 1만207명으로 전년 대비 165% 증가했다.


    전자투표제도는 실제로 효용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접 주총 현장에 나가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의사를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국내 기업들은 소액주주들의 보유주식 합이 대주주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반면 회사의 의사결정은 대주주의 의도대로 가고 있기 때문에 소액 주주들의 권리는 전무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 관리기관으로써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과 주주가 함께 노력해 적극 참여하는 문화를 형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 활동을 전개 중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한편 제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자산운용사 대상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서비스도 시작했다.


    케이비자산운용 등 6개 운용사에서 총 28사 대상 총 6500만주를 전자투표로 행사해 평균 행사율 4.96%를 기록했고, 현대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 등 2개 운용사에서 총 57사 대상 총 800만주를 전자위임장으로 행사했다.


    홍보활동을 위해서는 주요 포털사이트 광고를 비롯해 주주 대상 안내문 발송, 상장사협의회 등 유관기관 홈페이지 연계 홍보 등을 진행해왔다.


    향후에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정보 제휴 등을 통해 전자투표 인지도 제고 및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편리한 서비스 제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전자투표 도입사 또한 제도의 시행을 적극 알리고 주주의 참여를 독려하며 주주들도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관련상법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점도 전자투표제도 도입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월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이 섀도우보팅 폐지에 따른 주총 운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상장사의 경우 전자투표 도입 의무화, 전자투표 도입 및 전 주주 대상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시 의사정족수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해 5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우윤근 의원 등 13인이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일정 주주 수 이상의 상장사에 전자투표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내용을 발의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액주주 의결권 행사 편의 향상의 노력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모든 기업이 전자투표를 통해 주주들에게 권리행사의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