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말 기준 145곳 투자, 85곳에서 평가손실대우건설·한국지엠·팬오션 등 투자 손실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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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B산업은행이 무려 3조에 이르는 기업투자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투자가 너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8일 재벌닷컴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영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을 기준으로 산업은행이 지분 보유나 출자 등의 형태로 투자한 기업은 모두 145곳이며, 이 가운데 장부상 평가 손실이 난 투자처는 85곳으로 전체의 58.6%를 차지했다.

     

    10곳 중에서 6곳이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부실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향후 조선, 해운 등 부실기업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채권단의 역할이 중요한만큼 산업은행의 역할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금액으로 보면 산업은행이 기업에 투자한 돈은 총 36조6388억원이다. 여기서 평가 손실 규모는 2조9600억원으로 원금의 8.1% 수준이다.

    기업 지분 투자에 들어갔다가 손해를 본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지분 투자 명목으로 3조6870억원을 투입했으나 현재 1조2298억원의 평가 손실을 기록한 것.

    또 신성장동력산업 34건에 투입한 1조6189억원의 자금은 장부상 3분의 1에 달하는 5245억원이 증발했다. 일자리 창출 투자에 쏟아부은 3525억원 중에서도 2315억원이 줄었다. 기업 재무구조 개선 지원 투자금 3268억원은 장부상으로 1000억 원밖에 남지 않았다.

    해외 투자 27건의 경우 1조2569억원에서 2728억원어치의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산업은행이 2010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해 사들인 대우건설 지분에서 8606억원의 평가 손실이 나타났다. 한국지엠 지분 투자로 1450억원, 팬오션 주식 출자전환으로 1230억원의 손실을 냈다.

    반면 산업은행이 장부상 투자 이익을 거둔 곳은 사회간접자본 SOC 투자 18건 뿐이다. 1조5752억원을 투자해 118억원의 투자 이익을 내면서 간신히 체면을 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수치는 산업은행의 특성상 정부 정책에 따른 전략적 움직임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다만 산업은행의 SOC 투자 18건에서 유일하게 118억원의 투자 이익을 냈다는 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