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반년째 침체전용 84㎡ 6억 넘기도… 수요자 부담 커
  • ▲ 범어동 부동산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사진은 범어동에 있는 궁전맨션.ⓒ뉴데일리
    ▲ 범어동 부동산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사진은 범어동에 있는 궁전맨션.ⓒ뉴데일리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며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수성구 범어동 아파트 매매량이 급속히 줄고 있다. 치솟은 집값 부담에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범어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현재까지(5월 9일 기준) 3.3㎡당 1365만원에 이른다. 수성구 평균(1104만원)보다 높은 것은 물론 서울 서대문구(1335만원)보다도 비싸다. 

    범어동 아파트값이 비싼 이유는 교통·교육·상업·직장·자연 등 모든 주거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서다.  

    지난 8일 뉴데일리경제는 대구 범어동 일대를 찾았다.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이 있는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범어동을 살펴보면 북쪽에 고등검찰청, 법원 등 사법기관과 범어시민체육공원이 있다. 

    또 신세계건설이 짓고 있는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와 차량으로 10분대에 오갈 수 있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는 연면적 30여만㎡에 △지하철·KTX·고속버스 복합 역사 △백화점 △호텔 등을 포함하는 초대형 건물이다.  

  • ▲ 범어동에는 교통, 교육 등 주거 인프라가 두루 조성돼 있다. 사진은 범어동에 있는 대형 학원 모습.ⓒ뉴데일리
    ▲ 범어동에는 교통, 교육 등 주거 인프라가 두루 조성돼 있다. 사진은 범어동에 있는 대형 학원 모습.ⓒ뉴데일리


    서쪽에는 교육청, 국민은행, 대구은행, 씨티은행 등이 있으며 경북대 병원과 동성로 상업지구도 지하철 3~4 정거장을 거쳐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동쪽에는 수성구청, 수성구의회 등 행정기관과 학원가가 있다. 남쪽에는 대구지하철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이 있으며 범어공원이 펼쳐져 있다.

    특히 범어동은 교육 인프라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지역에 있는 학교가 △경신고 △대구여고 △정화여고 등 명문 고교인 데다 학원가가 대구에서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활성화돼서다. 이 때문에 대구뿐 아니라 경북 구미시, 안동시 등에서 자녀를 유학시키려는 맹모들의 주택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 ▲ 범어동 수요자들은 지난해보다 떨어진 가격에도 아파트 매수를 망설이고 있다. 사진은 범어 롯데캐슬.ⓒ뉴데일리
    ▲ 범어동 수요자들은 지난해보다 떨어진 가격에도 아파트 매수를 망설이고 있다. 사진은 범어 롯데캐슬.ⓒ뉴데일리


    하지만 올해 범어동 부동산시장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3.3㎡당 1300만원을 돌파했던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말부터 반년 동안 변화가 없다. 거래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 현지 중개사무소의 전언이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매매량은 70여건에 머물러 350건이 넘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80% 이상 떨어졌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범어 롯데캐슬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6억5000만원 이상에도 매물이 나오는 족족 팔렸다"며 "지금은 6억3000만원 이하로 떨어졌지만 수요자들이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범어동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것이 수요자들의 판단"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 가격 조정 요인도 있어 당분간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범어 롯데캐슬뿐 아니라 △궁전맨션 △범어 SK뷰 △e편한세상 범어 △월드메르디앙 등의 전용 84㎡가 모두 4억~5억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어 수요자들의 부담감이 큰 상황이다.  

  • ▲ 범어동 신규 단지는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분양된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뉴데일리
    ▲ 범어동 신규 단지는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분양된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뉴데일리


    반면 올해 공급된 신규 단지의 경우 높은 청약 경쟁률은 우수하다.  지난 1월 분양된 범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149대 1, 지난달 선보인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와 범어 라온프라이빗2차는 각각 72대 1, 12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계약도 순항 중이다. 현재 범어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는 물건이 모두 팔렸다.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는 전용 84㎡A 일부 물량이 남아 있다. 범어 라온프라이빗2차는 9일 당첨자를 발표하고 오는 16~18일 계약이 진행된다.

    이처럼 분양열기가 뜨겁지만, 현지 중개사무소는 기대치보다 못한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C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 매물의 웃돈이 500만~1000만원대를 오가는 수준"이라며 "큰 수익을 거두긴 어렵다"고 말했다.

    D 중개사무소 관계자도 "2013년 공급된 e편한세상 범어는 웃돈만 1억5000만원 이상 붙을 정도였지만 이젠 그 절반도 기대하기 힘들다"며 "범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나 라온 프라이빗2차도 예상했던 것만큼 매매 문의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경신고 앞에 만들어지는 지역주택조합 물량인 '힐스테이트 범어'는 아직 분양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학원가가 바로 옆에 있어 교육에선 최고의 입지지만 관망세가 짙은 현재 분위기상 잘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