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자산만 3천억 넘는데..."전국 터미널 부동산 수익 등 2700억은 헐값"부실한 재무구조 금호기업에 넘기는 것은 투자자 기만행위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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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이 아시아나항공(이하 아시아나)의 경영 판단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아시아나의 2대 주주인 금호석화(12.6%)는 아시아나 보유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금호기업에 2700억원에 매각한 것은 헐값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9일 금호석화 관계자는 "이시아나가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회계 장부를 열람할 수 있도록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만 3000억원이 넘고 전국에 운영되고 있는 터미널 부지를 통해 얻는 부동산 수익도 많은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2700억원에 금호기업에 매각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는 지난달 29일 금호기업에 금호터미널의 지분 100%를 매각했고 오는 20일 금호기업과의 합병을 추진한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회사의 부채비율이 높아 금호터미널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라며 "2700억원이 헐값이라는 금호석화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계법인이 공정하게 평가한 금호터미널의 기업가치가 2700억원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의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인수한 금호기업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당시 금호기업은 외부에서 5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해 금호산업을 인수했고 금호기업은 이번 금호터미널 인수로 현금성 자산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나가 금호터미널 같은 알짜 기업을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부실한 재무구조를 가진 금호기업에 넘긴 것은 기업 투자자들을 기만한 것이라는 금호석화의 주장이 어떤 결과로 어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금호석화와 아시아나의 갈등은 동생 박찬구 회장(금호석화)과 형 박삼구 회장(아시아나)의 갈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리한 사업 확장을 시도했던 형에 반대했던 동생이 경영권 분리를 시도하면서 두 형제의 갈등은 정점을 찍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