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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캐피탈사들이 잇달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 금융자회사인 산은캐피탈은 본입찰 단계에서 매각이 무산됐다. 아주산업이 1년 4개월만에 아주캐피탈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아주산업은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1년 4개월만에 또 다시 캐피탈사를 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매각에 힘쓰고 있다. 이번 매각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아주캐피탈 매각과 관련해 잠재 투자자와 협의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캐피탈은 2014년 4월 추진됐던 지분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아주산업의 아주캐피탈 지분 74.12% 전량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면서 일본계 금융사인 J트러스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J트러스트와 가격을 비롯해 양사의 입장 차이가 커 결국 매각을 중단했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캐피탈산업에 대한 매력도가 과거보다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매물로 나온 캐피탈산업에 대해 인수 여력이 있는 금융지주사들은 이미 캐피탈사를 보유하고 있고, 캐피탈산업의 자체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10월 KB캐피탈에서 쌍용차 전속 캐피탈사인 'SY오토캐피탈'을 설립하고, 올해 1월 아주모터스와 한국GM의 딜러십 계약이 해지되면서 수익창출을 위한 한계에 부딪혔다.
또 경쟁사인 은행계 캐피탈에 비해 조달금리 경쟁이 취약하다.
이와 관련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주캐피탈 장기신용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경쟁사 대비 열위한 비용구조 △자금조달 시장 위축으로 인한 재무적 안정성 하락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 △수익마진 저하에 따른 대응능력 하락 등의 이유 때문이다.
KDB산업은행의 금융자회사인 산은캐피탈도 매각에 실패했다. 지난해 11월 장부가격이 5973억원인 산은캐피탈 매각을 시도했으나 예비입찰에 1개사만 응찰해 두 곳 이상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 '유효경쟁' 원칙에 위배돼 유찰됐다.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캐피탈사의 매각 작업이 표류하는 것은 매각자 측과 인수 후보가 제시하는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또 캐피탈산업의 먹거리가 각 금융권으로 확장되면서 수익창출 부분이 줄어든 영향도 크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캐피탈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있다"며 "시장성이나 조달금리 부분이 힘들다 보니 쉽게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