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터진 악재 몸살 앓는 롯데 성장동력 추진 사업 검찰 수사로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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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7월 '형제의 난'으로 시작된 롯데 내 갈등이 비자금 조성 등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확대되면서 신동빈 회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특히 이달 말 예정된 일본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이 예상돼 경영권 다툼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3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다툼을 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간 표대결이 초미의 관심사다. 

광윤사 최대주주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검찰 수사가 들어온 틈을 타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을 안건으로 다시 발의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재현되나

지난해부터 계속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이번 검찰수사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재계 쪽은 보고 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롯데의 지분 구조가 낱낱이 드러났고, 롯데그룹의 회계장부가 신 전 부회장 측에 고스란히 넘어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일 롯데 경영진과 주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사실상 '패자'로 남게 된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검찰의 압박수사를 받고 있는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거세게 반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 차례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는 동생인 신 회장이 모두 압승하면서 신 전 부회장은 힘을 잃는 듯 했지만 검찰 수사가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신 전 부회장이 다시 '신동빈 체제' 흔들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신동빈 회장 우호 지분 23.8%, 종업원 지주회 31.1%,  신동주 전 부회장 우호 지분 33.7% 등이다. 

문제는 지난 임시 주총에서 신 회장에게 과반의 표심을 몰아주던 종업원 지주회의 속내도 검찰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점이다. 

종업원 지주회의 방향에 따라 언제든지 판세가 바뀔 수 있다는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 구조로만 보면 언제든지 판세가 뒤바뀔수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의 골은 더욱더 깊어질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檢 수사로 성장동력 추진 사업 전면 '올스톱'

무엇보다도 이번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그룹 성장동력으로 추진했던 사업이 모두'올스톱'됐다. 

롯데그룹의 3대 성장엔진인 유통·화학·서비스 등이 검찰의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시동이 꺼졌다. 

특히 유통과 함께 거대 축으로 불리던 롯데케미칼의 미국 액시올 인수가 철회됐다. 

롯데는 연간 매출 4조원의 액시올사 인수로 롯데케미칼의 매출규모를 21조원 이상으로 키워 글로벌 12위 종합화학회사 도약을 꿈꿔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6111억원으로 그룹의 캐시카우로 주목받던 회사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2조6845억원, 영업이익 4736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4.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만큼은 166.1%로 크게 증가하는 등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비자금조성 창구로 롯데케미칼을 주목하며 지난해부터 활발한 M&A(인수합병)에 제동이 걸리는 등 사업 전반적으로 위축될 위기에 놓였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을 통해 인도네시아와 중동 등지에서 원유 등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재는 도미노현상처럼 번지고 있다. 롯데케미칼 뿐만 아니라 그룹 최대 과제였던 호텔롯데의 상장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사안이었던 호텔롯데 상장은 무기한 연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일본 기업 논란이 불거지자 그룹 지주사격이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고 주주 구성을 다양화하자는 취지로 결정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 아시아 3위 호텔, 글로벌 5위권 테마파크 등을 목표로 삼았지만 그룹과 호텔롯데 자체가 비자금 수사의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설상가상으로 연매출 6000억원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까지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올 연말 서울시내면세점 추가면세점 공고에 롯데면세점이 유력시됐지만 면세점입점 비리 의혹과 함께 그룹 전반적으로 비자금 수사까지 더해지며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면세점 탈락은 올해 말 완공을 앞둔 제2롯데월드 운영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2롯데월드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롯데마트의 가습기살균제 인명피해 사건의 여파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라 경영공백까지 생겼으며, 이번 비자금 수사로 건축허가 과정에서 비리 의혹에까지 또다시 휩싸이며 계획수정이 불가피하다. 

이밖에도 롯데홈쇼핑도 9월28일부터 6개월간 황금시간대(오전·오후 8~11시) 영업정지에 들어가게 되면 약 5600억원의 취급고 감소가 예상된다. 

◇위기에 봉착한 신동빈 회장, 지금 어디에? 
 
경영권 분쟁이 결국 그룹 전체 위기를 초래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면서 향후 신동빈 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일 미국으로 출국해 대한스키협회장 자격으로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중이다. 

롯데 측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14일 미국 석유화학 업체 액시올(Axiall)사와 합작한 법인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하는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다.

평소 돌파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진 신동빈 회장은 이번 롯데사태 역시 정면돌파할 것이라는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무엇이든 소극적이기 보다는 돌파하면서 해결하려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도 반드시 국내 들어오자마자 검찰에 출석해서 명명백백 밝히지 않을까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귀국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주총회가 끝난 뒤 귀국할 확률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