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강도 비자금 수사에 그룹 휘청이달말 日 롯데홀딩스 주총서 형제간 표대결
  • ▲ 롯데그룹은 3,000억대로 추론되는 비자금 조성에 대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롯데그룹은 3,000억대로 추론되는 비자금 조성에 대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롯데그룹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재계의 긴장감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거액의 비자금 조성혐의를 받고 있는 롯데는 물론이고, 효성과 동부, 부영그룹 등도 검찰의 수사 대기표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라, 롯데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바라보는 재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선-해운업을 시작으로 산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이 이제 막 첫걸음을 떼려는 상황을 고려할 때, 검찰의 수사가 기업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롯데 측이 3천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주요 계열사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수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 내에서 계열사 간 자산거래를 통한 배임, 비자금 조성 목적의 횡령 등이 일어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금융거래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비자금 조성 규모와 경위, 자금 이동 과정을 규명할 방침이다.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롯데그룹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 그룹의 뿌리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의 위기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지고 있다.

    롯데를 흔드는 악재가 검찰 수사만은 아니다.

    검찰 수사가 롯데를 외부에서 흔드는 돌발 변수라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사이의 갈등은 롯데가 안고 있는 내재적 불안 요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 자택과 롯데그룹정책본부 등 한국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10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긴급협의를 제안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당장 이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주주총회에서 두 형제간 표 대결이 예상된다.

    검찰의 수사 직후 롯데그룹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10일 롯데손해보험 주가는 전날대비 2.44%, 롯데하이마트는 2.12%, 롯데관광개발은 0.39%, 롯데쇼핑은 1.55% 각각 하락했다. 롯데정밀화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재계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롯데그룹의 국내외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직후 미국의 화학업체 액시올사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유통분야에서도 중국, 동남아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