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종로금융센터 건물, 서울기념물 19호 지정근대 금융사 역사적 가치 높아 보존·관리 해야할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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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은행지점이 통폐합되거나 사라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100년 이상 한 자리를 지킨 장수 지점도 존재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은행 지점 중 100년 이상 된 영업점은 총 17곳에 달했다.
이 중 우리은행은 총 11곳의 100년 이상 된 지점을 보유하고 있어 근대 금융사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역시 우리은행 종로4가 지점이 100살을 맞이해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종로4가 지점은 1916년 조선상업은행 때부터 한 자리를 지켜왔다.
이밖에도 인천지점(117주년), 삼성금융센터(111주년), 평택금융센터(109년), 종로금융센터(107주년), 대구지점(105주년), 구포지점(104주년), 부산지점(103주년), 진해지점(103주년), 울산지점(102주년), 서울시청지점(101주년) 등 10곳이 지역 주민과 한 세기를 동고동락했다.
신한은행은 6개 영업점이 센추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개점된 순으로 보면 1897년 광교영업부, 1906년 수원금융센터, 1912년 대전역금융센터, 1913년 부산역 지점, 1915년 남대문 지점, 1916년 안동 지점 등이다.
오는 8월, 9월에는 광화문 지점과 종로중앙금융센터도 100살을 맞이할 예정이다.
반면 은행 건물 중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곳은 단 3곳에 불과하다.
주인공은 옛 제일은행 본점과 한국은행 본관, 우리은행 종로금융센터로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단 1935년 건립된 옛 제일은행 본점은 서울유형문화재 제71호로 등재됐지만 SC은행이 지난해 2월 신세계에 매각하면서 금융 명맥이 끊어졌단 평가도 있다.
신세계 측은 내년부터 옛 제일은행 본점을 신세계 유통상업사 박물관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박물관에는 신세계가 문을 연 1930년대 이후 유통업과 상업의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장과 함께 각종 휴게 공간이 마련된다.
서울기념물 제19호에 지정돼 있는 우리은행 종로금융센터는 1909년 건립된 우리나라 은행 최초의 근대건축물로 꼽힌다.
이 건물은 옛 광통관으로 불리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건물이다. 대한천일은행이 조선의 대표은행으로 발전한 것을 기념해 1909년 준공된 뒤 15년 동안 본점 건물로 사용되기도 했다.
조용진 우리은행 종로금융센터장은 “광통관은 한국의 은행사를 느낄 수 있는 역사적인 공간으로써 문화재 가치가 매우 크다”며 “경영진도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건물 주변 CCTV를 확장하는 등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