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분양시기 두고 눈치보기 중
  • ▲ 영종하늘도시 단지 모습.ⓒ뉴데일리
    ▲ 영종하늘도시 단지 모습.ⓒ뉴데일리


    인천 영종하늘도시 부동산을 바라보는 온도 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수익형부동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토지는 수천대 1 경쟁률을 기록하는 반면 분양시장은 시들하다. 

    15일 LH에 따르면 하늘도시 내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H10블록 2010-501) 분양 접수결과 9204명이 몰려, 177필지 전체 평균 청약경쟁률이 364대 1에 달했다. 

    당시 LH는 홈페이지 접속마비로 신청기간을 연장했으며, 다음날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돼 마감시간을 오전에서 오후로 또 다시 늦추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1층에 상가를 배치하고 2층 이상에 일반주택을 조성하는 구조로,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보다 활용도가 높아 은퇴 후 수익형부동산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1%대 저금리 기조와 베이비붐 세대 은퇴시기가 다가오면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몸값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하늘도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도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H20블록(6필지) 공급 당시 하늘도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평균 1473대 1 경쟁률을 기록,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LH 관계자는 "하늘도시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반영됐다"며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발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하늘도시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 인기를 두고 '거품현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가 인기를 끌면서 투기세력들이 '묻지마 청약'을 이어가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늘도시는 인구 유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수익 실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유로 들었다.

    하늘도시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당첨 즉시 절반 이상은 손바뀜이 진행될 것"이라며 "한 명이 개인정보를 동원해 수십개씩 청약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 ▲ 하늘도시.ⓒ뉴데일리
    ▲ 하늘도시.ⓒ뉴데일리


    이와는 반대로 분양시장은 아직 잠잠한 편이다. 실제 GS건설이 7년 만에 분양한 '영종스카이시티자이'는 1순위 청약접수에서 고작 0.3대 1 경쟁률을 기록, 체면을 구겼다. 여기에 2순위에서도 2.23대 1을 기록하며 간신히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재 계약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지만 하늘도시 분양시장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여기에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늘도시는 대규모로 조성될 계획으로 추후 등장할 물량이 상당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늘도시 공동주택용지는 총 69개 블록으로 이뤄졌다. LH는 이중 24개 블록만을 매각 완료했다. 아직 절반 이상이 주인을 찾아야 한다.

    건설사들도 공동주택용지 확보에 신중한 모습이다. LH는 지난해 8월 공동주택용지 9필지 매각을 시도했지만 참여기업이 전무해 모두 유찰됐다. 무리하게 땅을 확보해 금융 비용을 감당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서도 공동주택용지 분양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현재 하늘도시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눈치 보기 중이다. 7년 만에 등장한 사업지가 생각만큼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시기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대형건설사 중 대림산업이 A47블록에 분양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정확한 시기는 미정이다. 

    영종도는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개발사업,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준공 등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BMW드라이빙센터, 보잉항공훈련센터, 스테츠칩팩코리아 등이 완공하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다만 교통여건 개선이 필수다.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인천·영종 대교는 현재 유료로 운영된다. 입주민들은 할인 혜택을 받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이다. 부족한 인프라 탓에 인근 지역으로 이동이 많은 특성상 당장 하늘도시 입주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공항 종사자 중 절반 이상은 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으로 소득이 높지 않다"며 "매매·분양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수요가 유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