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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활가전업계가 연이은 '유해물질' 검출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달 쿠쿠전자와 대유위니아의 공기청정기 일부 모델에서 유독물질 '옥타이리소씨아콜론(OIT)'가 검출됐다. 이후 약 한 달여 만에 코웨이의 정수기에서 발암물질 '니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독·발암물질 검출로 논란이 된 제품들은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다. 이는 '건강한 삶'을 목적으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들이라, 논란의 여파가 더욱 크다. 소비자들은 건강을 위해 제품을 구매했으나, 오히려 건강에 해를 입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쿠쿠전자와 대유위니아의 공기청정기에서 검출된 OIT는 환경부 허용 기준치 0.1%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잘 알려진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 살균제 유독물질과 유사한 성분이다. 코웨이 정수기에서 검출된 니켈은 폐암 등을 유발하는 발암물질로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도 1일 0.5mg 이하로 섭취를 제한하고 있는 성분이다.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유독·발암물질이 검출됐으나, 이는 극소량으로 인체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다.
OIT에 대한 국내 안전 기준(제품 기준)은 전무하고, 니켈 역시 음용수에 포함된 경우 인체에 유해하다는 정확한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당 성분들은 사용 환경 등에 따라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독·발암물질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같은 업체들의 해명은 이미 신뢰를 잃은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우려를 잠재우려는 '임시방편'으로만 비춰질 뿐이다.
현재까지 유독·발암물질이 검출된 쿠쿠전자, 대유위니아, 코웨이 중 대유위니아만 해당 제품을 환불 조치해주고 있다. 나머지 쿠쿠전자와 코웨이는 "OIT, 니켈이 인체에 악영향을 준다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상 교체 등만 진행하고 있다.
업체들이 진정 소비자들을 위한 경영을 펼치고자 한다면, 이번에 검출된 물질들의 인체 유·무해성 여부를 떠나 적극적인 환불 조치로 조금이나마 신뢰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업체들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논란이 된 공기청정기 제품은 이미 판매점에서 모습을 감춘지 오래고, 필터 교체를 넘어 환불 조치를 요구하는 소비자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정수기 역시 이미 소비자들은 더 이상 믿고 쓸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해당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환불 조치를 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소비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