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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와 현대자동차 노조가 같은 날 동시에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다.
동시 파업 투표는 1987년 두 기업 노조가 설립한 이래 처음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 노조는 전일(7일) 울산 본사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오는 13일 전체 조합원 1만6천여 명을 상대로 파업에 들어갈지를 묻는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
앞서 올해 임금협상 중인 현대차 노조도 교섭이 여의치 않자 결렬을 선언했고, 13일 4만7000여 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한다.
두 노조 조합원들이 파업 돌입을 찬성하면 공동파업이 가능해진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5일 협상 결렬 선언 후 기자회견에서 "현대중 노조위원장과 수시로 만나고 있다"며 "두 노조 모두 파업권을 획득하면 연대를 통해 동시 파업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과 자동차 두 대기업 노조의 동시 파업은 1993년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가 모여 만든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의 공동투쟁 이후 23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현대중 노조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벌이는 과정에서 회사가 성실한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며 지난달 17일 대의원 쟁의발생 결의에 이어 20일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신청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다.
조정중지 결정으로 노조는 합법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는 임단협 교섭에 대한 불만과 함께 현재 회사가 추진 중인 설비지원 부문 분사 등 구조조정 반대투쟁을 준비 중이다.
노조도 "다수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현대중 노조는 임단협에서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등을 요구했다.
요구안에는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있다.
사측도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과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 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