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정의선·'핸드볼' 최태원·'탁구' 조양호, 각 협회장 유력한화 김승연 회장, 아들 김동선 승마 경기 응원 가능 높아
  • ▲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한진 조양호 회장의 모습.ⓒ각 사
    ▲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한진 조양호 회장의 모습.ⓒ각 사

     

    재계 총수들이 다음달 지구 반대편 브라질행 비행기에 대거 오를 전망이다. 직접적인 비즈니스 보다는 스포츠 협회장 등의 자격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재계 총수들의 스포츠 사랑은 기업 이미지 제고는 물론,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중요한 활력소가 되고 있다. 국내외 마케팅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내달 5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제 31회 올림픽에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최소 5명 이상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유력하다. 정몽구 회장에 이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 부회장은 아버지 못지 않게 양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뜨겁다. 현대차가 직접적으로 마케팅 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현대차 부회장 자격은 아니고,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참석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대한핸드볼협회장 자격으로 올림픽을 참관하고 선수들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도 핸드볼 사랑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6 국가대표 핸드볼 한·일 정기전'을 관람하고 남녀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했다. 10여일만인 지난 6일에는 태릉선수촌을 방문,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과 감독을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브라질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은 협회장 타이틀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사격과 승마에 대해 오래전부터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승마는 최근 삼성에 넘어갔지만, 사격은 현재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가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5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 개막식에 참여해 사격 선수들을 격려했다.

     

    특히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이 한국 승마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번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땄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은 바 있다.

     

    때문에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자신의 막내 아들 승마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라도 브라질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한화그룹 측은 아직 날짜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현재로써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도 브라질로 날아갈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은 대한체육회 부회장 겸 대한탁구협회장을 맡고 있다. 올림픽 관여도가 높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한 올림픽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지난 6일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고 후원금 1억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리우 올림픽에 당연히 간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단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로 오는 21일 실시되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해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도 한국 축구 선수들을 격려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 김재열 스포츠사업 총괄사장도 올림픽 참석을 확정했다. 대한체육회 부회장 겸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면서 평창조직위 국제부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의 남편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협회장 자격으로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참석할 계획이 없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겸 GS 회장도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는다.

     

    재계에서는 삼성, 현대차, SK 등 전용기를 갖춘 대기업은 언제든지 총수의 결단에 따라 브라질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개막식 전후 분위기에 따라 리우행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리우 올림픽은 지카 바이러스를 비롯해 국내외 경제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흥행 측면에서 부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당장 국내에서도 이전 올림픽과 달리 '붐'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인기 스타 부재로 국민적 관심이 줄었고, 성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도 소극적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