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밑도는 성능에 시장 반응 '싸늘', 외신 및 소비자 혹평 잇따라"이어폰 단자 제거, 무선이어폰 강매…인기 색상 고가 모델로만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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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7일(현지시간) 4.7인치 아이폰7과 5.5인치 아이폰7 플러스를 공개했다.새로운 아이폰은 방진·방수을 위해 홈버튼과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듀얼카메라, 카메라 조리개, 배터리 사용성 등을 개선하는 다양한 시도를 강행했지만 혁신은 부족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특히 새로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선 고가의 무선 이어폰을 별도 구매해야하고, 새롭게 도입된 색상의 제품은 고사양으로만 출시하는 등 노골적인 상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아이폰7에 대한 불만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첫 번째는 이어폰 단자의 부재와 무선 이어폰 '에어팟'에 대한 불만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가운데 최초로 이어폰을 꽂는 '3.5mm 이어폰 잭'을 없앴다. 팀 쿡 애플 CEO는 "오디오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 에어팟은 우리가 구상한 미래"라고 설명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가장 큰 불만은 비싼 가격과 사용 편의성이다. 에어팟은 애플의 기존 번들이어폰에 전선만 잘라낸 모양으로 번들로 제공되지 않는다. 에어팟의 가격은 159달러(21만9000원)로 유명 오디오업체의 프리미엄 이어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귀에 가볍게 걸어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작게 제작해 분실 위험이 크고 사용 시간도 5시간에 불과해 사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더 큰 불만은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기에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애플은 아이폰7에 유선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트닝 커넥터(충전 단자)에 이어폰 잭 기능을 탑재해 충전과 동시에 유선 이어폰을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무선충전을 지원하지 않아 20만원을 더 주고 무선 이어폰을 구매해야만 제대로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두 번째 불만은 용량과 컬러를 확대하면서도 정작 돋보이는 신규 컬러는 고사양으로만 판매한다는 점이다. 아이폰7은 기존 실버, 골드, 로즈골드 색상에 블랙(무광 검정)과 제트블랙(유광 검정)을 추가했다. 조니 아이브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는 제트블랙에 대해 "9단계의 양극 산화 및 광내기 과정을 거쳤다. 계속되는 순수한 검은색을 띠게 됐다"고 자평했다.아이폰7은 기존 16GB 용량에서 32GB으로 기본 용량을 높여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선호도가 높은 제트블랙의 경우 128GB와 256GB로만 출시돼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만 구매할 수 있다.아이폰의 경우 경쟁사 제품과 달리 외장메모리를 추가할 수 없어 한 단계 높은 용량을 구매하기 위해선 11만원의 추가금액을 더 내야한다. 통상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가 용량이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2만원 정도 비싸지는 것을 감안할 때 애플은 터무니 없이 높은 추가 수익을 챙기고 있다. 또 애플이 "제트 블랙 제품의 표면이 외부 마찰에 약해 케이스 사용을 권고한다"고 밝혀 제품 보호를 위한 추가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불만은 폭주하고 있다.
이같은 불만이 이어지며 업계에서는 아이폰7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명 앱등이라 불리는 애플의 추종자들 역시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은 아무리 망해도 평균 이상 간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다르다"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아이폰의 출하량은 줄고 있다. 아이폰7이 애플의 하락세를 견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 평가했다.실제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500달러 이상 하이엔드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50.9%로 전년 대비 9.2% 줄었다. 반면 애플의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4.4% 늘어난 35.9%로 상승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