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전서 '박찬구' 백기사說 '모락모락'박삼구 "조만간 박찬구 회장 만날 것"
  •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오른쪽).ⓒ각 사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오른쪽).ⓒ각 사

     


    역시 피는 물보다 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상대로 한 소송과 고소건을 모두 취하했다. 금호가의 형제간 분쟁이 7년만에 일단락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극적인 화해를 두고 금호타이어 인수 등을 위한 실탄 마련 과정에서 박찬구 회장이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솔솔 나오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동생과의 화해 무드로 금호타이어 인수 등 그룹 재건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박삼구 회장은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핵심인 금호터미널의 금호기업 흡수 합병 등기를 마치고, 합병법인의 사명을 금호홀딩스로 출범시켰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채비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순전히 개인 자금으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채권단이 박 회장이 타이어에 대해 갖고 있는 우선매수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도록 했고, 계열사를 동원한 자금조달을 허용하지 않도록 뜻을 분명히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극적으로 화해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조만간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이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모친 고(故) 강태영 여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박찬구 회장과) 날짜를 잡은 것은 아니지만 곧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타이어에 합성고무를 공급하는 최대 납품회사라는 점도 '박찬구 회장의 백기사설'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금호석유화학과 거래를 확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박찬구 회장이 도움이 줄 경우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어떤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지 몰라도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백기사 역할을 해 줄 경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회동에서도 금호타이어 인수건 얘기가 오고 갈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0일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을 상대로 고소한 '아시아나항공 이사 등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사건'과 박삼구 회장, 기옥 전 대표이사를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한 'CP 부당지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2건을 포함해 관련 사건들을 모두 취하했다. 아울러 상표권 소송은 양측이 원만하게 조정하기로 합의하기로 했다.

    앞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2009년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부실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한 이후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갈라섰다. 양측은 분리돼 독자 경영을 해오면서도 두 사람은 그동안 30건 이상 공문 발송·이의 제기·소송전을 벌이며 치열한 경영권 싸움을 벌였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1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하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제고하고 주주에게 이익을 되돌려주는 기업 본연의 목적에 더욱 집중하고자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모든 송사를 내려놓고 각자의 갈길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또 "금호아시아나그룹도 하루 빨리 정상화되어 주주와 임직원, 국가경제에 보다 더 기여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 동안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이 일단락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