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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이 추석 연휴를 마치고 곧바로 유상증자 일정에 돌입한다.
이미 우리사주조합과 그룹 계열사의 호응으로 당초 목표로 한 2000억원 규모의 절반가량을 확보한 한화투자증권은 일반 구주주(개인)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고, 내일까지 구주주 청약을 실시한다. 22~23일에는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본격적으로 유상증자 청약절차에 나서는 것으로 주당발행가는 2245원이며 발행주식은 8908만주이다.
이미 한화첨단소재, 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갤러리아 등 그룹 4개 계열사는 구주주 청약에 추가 배정된 신주 1주당 0.2주의 초과청약에 참여키로 결정하며 한화투자증권의 유상증자에 힘을 실어준 상태다.
초과청약제도는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이 완료된 이후 남은 실권물량 내에서 주식을 추가로 배정하는 제도다.
여기에 지난달 23~25일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한 예비청약 결과 청약률이 110%로, 초과 달성해 회사 내부적으로도 향후 회사의 전망이 희망적이라는 점을 알렸다.
우리사주 우선배정분은 20%로 약 400억원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한화투자증권은 유상증자 규모의 절반가량을 확보한 셈이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유상증자에 대한 성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일반청약 흥행을 기대하는 한화투자증권 입장에서는 계열사와 직원들의 적극적인 반응 자체가 큰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주가의 추가하락을 막는 한편 일반 주주들의 몫인 1000억원을 채우는 것이다.
일단 추석연휴 전날인 13일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는 2335원으로 마감하며 유상증자 주당발행가 2245원 이하로의 하락은 막았다.
지난 8월 한달간 24.8%가 빠졌던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이달 들어 9거래일 동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2300원대를 지켜내고 있다.
주가가 계속 하락해 주당발행가와 큰 차이가 없거나 주가가 오히려 주당발행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할 유인책이 떨어진다.
이처럼 주가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공매도세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공매도잔고는 210만여주로 집계됐다. 한달 전인 8월8일 113만여주에서 꾸준히 공매도잔고가 증가하며 처음으로 200만주를 넘긴 것이다.
공매도잔고가 많다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단기적으로는 악재로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한 다음 유상증자 이후 낮은 가격의 신주를 받고 이를 내다 팔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공매도는 여전히 한화투자증권의 경계대상이다.
19~20일 구주주 청약, 22~23일 일반공모가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도약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한화투자증권은 이번주 자사 주가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내부적으로는 주가 회복에 대해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는 없지만 현재 회사 주가 가치가 워낙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은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주가는 곧바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승주 대표 역시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행가가 액면가 이하로 확정됐고, 공매도 세력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회사가 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아 사업 확장과 영업망 확충에 사용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자사 적정주가는 주당 5000~6000원 선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 예비청약경쟁률이 110%를 기록했다는 점이 주가 반등기대감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상반기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당장 3분기 부터는 실적 개선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