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률 98.1% 기록…사실상 완판전임 사장 과오 한번에 털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전략 주효잃어버린 신뢰 회복·신규고객 유치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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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투자증권이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률이 98.1%를 기록, 수개월 동안 준비해왔던 2000억원 규모의 자금수혈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주가부진 등으로 유상증자 과정에서 우려도 많았지만 전임 사장 임기 중 과오를 한번에 털어 버리는 한편 더 이상 주가와 실적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꾸준히 내비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20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유상증자 주식 총 8908만6860주 중 총 8743만1540주가 청약됐다.


    앞서 한화첨단소재, 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갤러리아 등 그룹 계열 주주사들이 이번 유상증자에 120% 초과 청약했고, 우리사주 또한 100%로 전량 청약해 사실상 2000억원이 완판됐다.


    남은 신주 물량(실권주)은 37억원 규모에 불과한데, 오는 22~23일 실시되는 일반투자자들의 공모를 통해 모집할 예정이다.


    계열사 및 기타주주들의 호응도를 감안하면 충분히 소화될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청약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인수단에 인수금액의 20%인 실권수수료 부담 역시 사실상 없어졌다.


    유상증자 일정이 시작되기 이전까지는 한화투자증권 주가가 지속 하락하며 발행가 2245원에 근접한 2300원대를 기록하며 흥행에 대한 우려감이 돌기도 했다.


    반면 이번 유상증자 완판은 여승주 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우리 회사는 지금이 바닥'이라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왔고, 이 전략이 그룹 계열사 및 사내 임직원은 물론 주주들까지 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승주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직후 부터 지난 2분기 까지 ELS 운용 등에 따른 평가손실을 한번에 털어내 3분기 이후 실적개선 가시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여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어닝쇼크' 수준의 1분기(당기순손실 698억원)실적을 발표했고, 2분기에도 당기순손실 7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증시 활황에 힘입어 34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3분기에 49억원 순손실에 이어 4분기 4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2015년 12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주저앉은 것은 S&T부문의 리스크 관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위기를 느낀 한화그룹은 지난해 9월 당시 한화그룹 부사장을 지내던 30년 한화맨 여 대표를 증권사의 새 대표이사로 내정한 이후 전임 사장의 임기 만료를 기다려왔고, 여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전 경영진과 확실한 선긋기에 나섰다.


    상반기 대규모 적자 역시 취임에 맞춰 전임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이후 취임 약 6개월이 지난 지난달 17일 여 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ELS 손실은 대부분 털어냈고 6월 ELS 운용 손익이 9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회사는 기존과 전혀 다른 증권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는 한화투자증권이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확신을 보인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성공적인 유증 마무리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영업력 강화에 올인할 전망이다.


    여승주 대표이사는 "회사의 비전과 성장 가능성을 믿고 유상증자에 참여해주신 주주 및 임직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유상증자 결과는 회사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알고 꾸준한 실적 향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상반기 실적에 ELS 운용손실을 인정하고 이를 모두 털어낸 점이 향후 투자자 신뢰회복에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ELS 운용손실을 상반기 실적에 반영하며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은 그만큼 한화투자증권을 통한 신규 ELS 가입자가 없어 정상적인 순환 운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유상증자로 회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투자자를 모집해 ELS 상품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