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한 국민·우리銀, 현 집행부 비난의 목소리 높아각 은행 노조위원장 선거까지 영향…내부 분열 조짐
  • ▲ 지난 23일 은행 총파업 당시 자리가 비워 있는 KB국민은행 지부의 모습.ⓒ뉴데일리
    ▲ 지난 23일 은행 총파업 당시 자리가 비워 있는 KB국민은행 지부의 모습.ⓒ뉴데일리

    은행 총파업 이후 노노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 9.23 파업과 관련해 업계 일각에선 빅4로 꼽히는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파업이었단 평가다.

    특히 이들 은행은 올해 말 노조위원장 선거도 앞두고 있어 현 집행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돼 노노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 우리은행은 올해 말 노조위원장 선거를 치룰 전망이다. KEB하나은행 역시 노조 통합 준비와 함께 새로운 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향후 노조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거론된 3개 은행은 지난 9월 23일 은행권 총파업 집결지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파업 전날까지도 노조 집행부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전달하지 않아 내부 직원들만 파업에 동참해야 할 지, 지점에 남아 일을 해야 할 지 혼란만 겪었다.

    우리은행 노조의 경우 파업 전날까지 지점 당 2명 참가에서 갑작스럽게 분회장만 참가하라고 변경하면서 직원 간 혼선만 빚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원은 “겉으로는 성과연봉제를 반대한다고 외치면서 정작 힘을 모아야 할 때 위원장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았다”라며 “대형은행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럴 때는 전면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 부끄러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현재 내부 민심이 반영된 듯 공식적인 노조 선거 공고 전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은 약 5명의 후보가, 국민은행은 10여명의 후보가 차기 노조위원장 도전을 저울 중이다.

    대형은행 동참을 이끌지 못했다는 불똥은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금융노조 역시 올해 말 차기 위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차기 대권에는 현 김문호 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은행 성낙조 위원장, 우리은행 박원춘 위원장, 농협은행 허권 위원장 등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은행 총파업 전까지 김문호 위원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았지만 대형은행들의 불참으로 인해 리더십에 금이 갔다.

    특히 신한은행의 불참은 김문호 위원장에게 큰 타격을 줬다. 신한은행 유주선 노조위원장은 금융노조 산하인 금융경제연구소장을 역임하며 한 때 김문호 위원장과 손발을 맞춰 온 사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도움이 절실할 때 신한은행 지부가 대거 파업 현장에서 이탈하며 금융노조 측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금융노조 역시 노조위원장을 치러야 하는데 대형은행 지부들의 이탈로 단결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대화 창구가 없어진 상황에서 노조 선거에 따른 노노 갈등이 확산될 조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 은행마다 진행될 개별협상은 없다고 선언했다.

    금융노조는 28일 34개 지부 대표자들과 성과연봉제 저지와 관련된 서약식을 진행했다.

    서약 내용에는 △성과연봉제 등 임금체계 개편 관련 지부 노사간 개별교섭 및 합의를 일체 하지 않고 △일체의 단체교섭과 체결권은 금융노조 측에 있다고 명시했다.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공공기관이 개별 교섭을 통해 진행된 정황이 있는 만큼 민간은행도 비슷한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