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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한국거래소 초과 보유지분 2.46% 중 2%를 적절한 시기에 매각했다.
2014년 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으로 거래소 보유 지분율이 5%를 넘는 7.24%로 뛰어 합병 직후부터 거래소 초과 지분처리를 추진 해왔던 NH투자증권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5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었고, 고민은 덜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거래소 보유지분 2%를 한국증권금융에 팔았다.
기존에 NH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거래소 지분은 총 149만1000주로 이 중 한국증권금융에 매각한 수량은 40만주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증권금융은 거래소 지분 매매계약 체결시 비밀유지계약서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주당 매매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주당 13만원대에 계약이 이뤄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며, 양사 역시 이를 수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NH투자증권은 거래소 주식에 대한 장부가를 주당 14만4338원으로 책정했으며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주당 14만4300원~14만4400원으로 주당 가격을 매겼다.
한국증권금융에 매각한 거래소 주식 주당 가격이 13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NH투자증권은 최소 3.0%(13만9999원)에서 최대 9.9%(13만원)의 할인율을 적용한 것으로 과도한 할인 없이 적정 가격에 지분을 매각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가 단기간 내에 IPO를 추진한다면 모르겠지만 거래소의 시장 가격이 이미 장부가 수준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고, 오히려 상장 이후 각 증권사의 공익기금 출연 문제도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초과 지분을 적절한 시기와 가격에 잘 매각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보유 중인 한국거래소 지분 중 3.26%를 상반기 중 중국 국영증권사에 매각하려다 당국의 부정적 입장 표명으로 무산되는 등 지분매각에 난항을 겪었던 만큼 한국증권금융이 사실상 백기사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거래소 지분 매각으로 남긴 500억원 가량의 차익은 현재 회사가 진행 중인 희망퇴직 자금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거래소 지분 매각대금을 퇴직 위로금에 사용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희망퇴직 인원 규모와 희망퇴직금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은 노사와 협의 중으로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투자가 거래소 주식 장부가를 주당 14만4425원으로 책정해 가장 높았고, KB투자증권이 14만4355원으로 낮았다.
KB투자증권과 합병을 앞둔 현대증권의 경우 주당 책정가격은 14만4372원이다. 양사 합병시 거래소 보유지분은 6.41%로 뛰게 돼 1.41%를 매각해야 한다.
역시 통합을 앞둔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거래소 지분이 전혀 없는 반면 미래에셋대우가 3.23%를 보유하고 있어 통합법인은 자연스럽게 거래소 지분 3.23%를 보유하게 된다.
NH투자증권이 그동안 고심했던 거래소 초과 보유지분 문제를 일부 해결했지만 여전히 현대증권-KB투자증권, 메리치종금증권 등도 지분 처리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거래소와 당국이 국내 금융기관 등을 지분매각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매각대상을 찾기 위해서는 거래소의 적극적인 배당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오면 배당을 목적으로 하는 장기 투자자가 유입되고, 결국 거래소와 투자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수익을 통해 적극적으로 배당을 하면 배당수익률도 좋아져 국내 연기금이나 보험사 같은 장기투자 기관이 거래소 지분을 사서 장기적인 수익률을 노리면 좋은데 최근 거래소가 배당을 안해왔다"며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나오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