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녹물 사용 주장 제기돼단골소재 '하자' 2011년 부터 7만92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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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우 LH 사장.ⓒ연합뉴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은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정감사에서 임대주택 상품성 부족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다. 국정감사 단골 소재로 꼽히는 하자는 물론 녹물 문제도 제기됐다.
주승용 의원(국민의당)은 LH가 공급한 임대아파트 지하 물탱크 내 고정철물이 부식돼 입주민들이 수년간 녹물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LH가 관리하는(827개) 임대 단지 중 지하저수조 물탱크가 있는 단지는 538개다. 이 중 70%인 378개 단지(30만2960가구)에서 맨홀 뚜껑이나 사다리 등에서 녹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승용 의원은 "문제는 입주민들이 몇년동안 녹물을 먹었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발견했지만 아직 교체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상우 LH 사장은 "문제 시설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교체할 예정"이라며 "수질규제 조건은 충족하지만 입주민 건강상 문제인 만큼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는 '휴거'(휴먼시아 거지)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LH 임대아파트가 저소득층만이 거주한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학재 의원(새누리당)은 "최근 주거는 소유보다는 삶이라는 개념이 적절하다"며 "저소득층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입주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사장도 "국토부와 상의해 정책을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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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의원
국정감사 단골 소재로 꼽히는 '하자'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 6월까지 LH 신규 입주 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는 모두 7만923건으로 집계됐다.
잦은 엘리베이터 고장 문제 대한 지적도 있었다. LH는 임대주택의 경우 중소기업 제품을 사용해 고장 건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분양 아파트는 시공사가 자체적으로 제품을 조달해 고장 건수가 적은 편이다.
박상우 사장은 "임대아파트 공급제품이라도 검수과정을 통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임대주택 공급량 감소도 화두였다. 이우현 의원(새누리당)은 임대주택용지 사용량과 부족량을 비교하면 올해 임대주택 3000가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추후 2020년 3만3000가구, 2022년에는 11만 가구에 달하는 임대주택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정부가 2014년 9·1대책을 통해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탓이다. 특히 올해 LH 기능조정으로 신규 택지개발사업이 폐지·축소되면서 추가적인 개발이 어려운 상황도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우현 의원은 "신규 공공주택 용지 개발이 없다면 임대주택 공급 절벽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향후 임대주택용지 부족에 대비한 다양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LH는 공공임대주택 부지는 계속해서 매각했다. 이는 부채감축 명분에 따른 것이다. LH는 공공택지 매각을 통한 부채감축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박상우 사장은 국감 시작에 앞서 "LH는 공공기관 사회기능 변화에 따라 대외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며 "2년 연속 금융부채를 대규모로 줄이면서 공적 역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LH는 공공임대주택 1만3515가구 부지를 민간에 매각했다. LH는 지난 2014년 12월 마련한 '미착공 공공주택 부지 활용방안'에 따라 미착공 공공주택부지 해소를 추진하면서 추후 임대주택 수요·확대를 고려해 보유를 원칙으로 정했다.
그러나 LH는 △2014년 고양 향동지구 △2015년 대구 연경지구 등 2217가구 △2016년 시흥장현지구 등 8738가구 부지를 민간에 매각했다.
안호영 의원은 "여유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것은 임대주택 부지 매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꼼수"라며 "LH는 공공임대주택·여유부지 매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