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전자·건설사업 분사…대우조선, 인력감축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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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조선 대형 3사에 애초 계획보다 훨씬 혹독한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자구계획을 발표할 당시 가정보다 수주 실적을 비롯한 시장 상황이 훨씬 심각하게 돌아가면서 더 강력한 처방이 필요해진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올해 현재까지 각각 23억 달러, 13억 달러, 6억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그러나 3사가 자구계획에서 전망한 올해 수주 실적은 현대중공업 131억 달러, 대우조선 62억 달러, 삼성중공업 53억 달러였다.


    올해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전자시스템과 건설장비 사업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된 회사 직원은 현대중공업과 노조의 단체협상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회사가 장기적으로 이들 직원의 인건비와 복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사업부의 분사는 원래 자구계획에 들어있지 않았다.


    자구계획에는 로봇사업부와 태양광, 설비지원 부문을 떼어내는 방안이 포함됐으며, 현대중공업은 이들 사업부 분사를 이미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주 상황이 나빠지면서 연간 매출이 4조7000억원에 달하는 이들 사업도 분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했던 35억 달러 수주 목표마저 불투명해지자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실행 준비에 들어갔다.


    애초 대우조선은 신규 채용 제한 등 인력의 자연 감소를 통해 2020년까지 2천600명가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감축 시기를 올해로 앞당겼다.


    대우조선은 사상 처음으로 생산직을 포함해 총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이후 지원조직 등을 대상으로 2000명 가량을 분사, 6월말 현재 1만2699명의 인력을 연말까지 1만명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소난골 드릴십 인도와 본사 사옥 매각 지연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등 자구계획 이행 정도가 3사 중 가장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도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채권단이 대우조선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최대 4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대우조선 회생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은 연간 13조~14조 원인 매출 규모를 과거에 최대 영업이익이 발생한 기점이자 적정 규모라고 판단되는 10조원 수준으로 조정한다는 목표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수주 가뭄이 계속되면 6조~7조 원 수준까지 줄이는 안까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0개월간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지만, 최근 유상 증자를 앞두고 잇달아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아직 목표치에는 크게 미달하고 있지만, 25억~27억 달러 규모의 ENI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 등 현재 단독 협상 중인 프로젝트들이 남아 있어 연간 수주 실적이 현재보다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유상 증자도 1차 발행가가 예정 발행가보다 높게 책정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우리사주조합 청약신청이 배정된 물량을 초과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지난 2분기에 1392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지난 7월부터는 직급에 따라 임금반납을 시행해 분기마다 약 50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수주절벽 사태가 이어지면 내년 하반기부터 해상선박건조대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 일부와 3천t급 해상크레인 등 잉여 생산설비도 순차적으로 가동 중단하고 순환 무급휴직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또 경영상황과 연계해 2018년 말까지 전체 인력의 30∼40%를 줄인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